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SK그룹이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지난 10월 SK CEO 세미나에서 합의된 '전략적 혁신을 통한 위기극복'을 실행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K그룹은 9일 계열사별 이사회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2015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의장후보추천특별위원회와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는 김창근 의장이 '따로 또 같이 3.0' 체제 2기 의장으로 재추대했다. 이를 통해 SKS는 수펙스추구협의회와 김창근 의장을 중심으로 경영위기를 돌파하고, 최태원 회장의 경영 공백을 극복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인사는 수펙스추구협의회와 김창근 의장의 위기돌파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 C&C 등 4개 관계사의 CEO를 모두 교체하는 과감한 세대교체가 단행됐다.
 
SK이노베이션 사장에 정철길 SK C&C 사장, SK텔레콤 사장에는 장동현 SK플래닛 COO, SK네트웍스에는 문종훈 수펙스추구협의회 통합사무국장, SK C&C 사장에는 박정호 기업개발 부문장(부사장)이 각각 이동, 승진 보임됐다. SK에너지는 정철길 이노베이션 사장이 겸직한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국내사업 위주였던 SK C&C의 사업구조를 글로벌 사업구조로 바꾸고 기업가치를 크게 성장시켰으며, 앞으로 에너지·화학 업계의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정보통신 업계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유·무선 통신업의 성장정체 위기를 돌파하고, 혁신적인 ICT 성장전략을 수립해 추진할 예정이다. 또 창조경제혁신추진단장을 맡아 창조경제 프로젝트 발굴과 이를 위한 생태계 구축을 가속할 예정이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은 SK M&C와 워커힐 사장 경험을 살려 SK네트웍스의 경영정상화를 마무리하고 사업모델의 업그레이드를 이끌 전망이다.

박정호 SK C&C 사장은 다양한 글로벌 사업개발 경험으로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 ICT를 통한 강력한 성장을 모색할 적임자란 평가다.
 
한편 SK는 주력 관계사의 과감한 세대교체를 보완하고 혁신과 안정을 동시에 도모하고자 경륜이 있는 그룹 내 최고경영진을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에 보임했다.

전략위원장에는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글로벌성장위원장에는 유정준 SK E&S 사장, 윤리경영위원장에는 하성민 현 SK텔레콤 사장, 동반성장위원장에는 현 동반성장위원회 상임위원인 이문석 사장, 통합사무국장에는 지동섭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이 보임됐다. 인재육성위원장(김창근 의장 겸임)과 커뮤니케이션위원장(김영태 사장)은 유임됐다.

김창근 의장은 "경영환경 악화와 경영 공백 장기화를 돌파하기 위해 전략적 혁신이 무엇보다 시급한 만큼, 이를 주도할 리더십 쇄신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SK는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승진 30명, 신규선임 87명 등 총 117명의 승진인사도 단행했다. 이는 예년보다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에서 임원 승진규모가 축소됐다. SK는 "성과주의 임원인사 기조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