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범의 부활…특별전시회로 만난다

2014-12-09 12:02
국립생물자원관, 오는 3월까지 특별전시회 개최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국립생물자원관은 한국표범을 주제로 ‘잊혀진 이름, 한국표범’ 특별전시회를 10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인천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 전시관 1층 로비에서 개최한다.

그동안 호랑이 명성에 가려 있었던 한국표범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1급으로 한반도 최상위 포식동물이자 대형 맹수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자료에 따르면 한국표범은 과거 한국과 러시아, 중국 동북부에 분포했던 표범 ‘아종’으로 현재는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50여 마리만이 남아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다.

아종은 종 아래의 단위로 그 종의 전체 분포 지역 중 한 지역에서 살고 있다. 다른 지역 무리들과 형태적으로 차이가 나는 무리를 말한다. 현재 표범은 전 세계적으로 8종 아종이 존재한다.

이번 전시회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과거기록과 함께 그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해방 이후 상황, 마지막 남은 러시아 연해주 서식 현황과 보전 노력 등 한국표범과 관련된 자료를 관람객에게 공개한다.

조선전기 왕실의 표범 가죽 사용량과 일제강점기 표범 포획기록에 따르면 과거 한반도는 호랑이 땅이라기보다는 ‘표범의 땅’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표범의 수가 많았다.

전시회는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신문보도와 사진 자료를 통해 총 18마리 한국표범 포획 기록을 공개한다.

또 목격자 구술 자료로 한국표범이 해방 이후에도 오랫동안 한반도 곳곳에서 생존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호랑이와 한국표범과 관련한 일제강점기 초기 희귀 서적인 ‘정호기’ 원본을 사단법인 한국범보전기금으로부터 제공받아 전시하며 러시아 연해주에서 촬영된 한국표범의 생생한 실제 모습도 영상으로 상영한다.

정호기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사업가 야마모토 다다사부로가 펴낸 책으로 1917년 겨울 한 달 동안 호랑이 사냥을 위해 사재로 조직한 사냥팀을 ‘정호군’이라 칭하고 활동사항을 기록한 것이다.

이밖에 생물종보전 의미를 상징적으로 구현한 목재콘테이너에서 한국표범을 3D 그래픽으로 구현하고 관람객 동작에 따라 실시간으로 동작하는 증강현실기법을 동원해 관람객이 대형 스크린 안에서 표범을 만나는 가상체험을 할 수 있다.

김상배 국립생물자원관 관장은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표범 위상과 가치를 이번 특별전시회를 통해 재조명함으로써 관람객이 한반도 자연생태계를 이해하고 생물자원 보전의 필요성을 공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