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발전위, 서울ㆍ광역시 기초의회 폐지 추진…지방의원 주민소환요건 완화
2014-12-08 16:01
대통령소속 지발위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 확정 발표…특별·광역시 자치구의회 폐지 등 입법 난항 예상
아주경제 주진 기자= 서울과 6대 광역시의 구·군 단위 기초의회를 없애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을 폐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방의원에 대한 주민소환 청구요건을 완화해 주민직접참여 제도를 강화하고, 현재 제주도에 한해 실시되는 자치경찰제도를 시·군·구 등 기초자치단체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다만 자치경찰제는 각 자치단체의 재정여건에 따라 자율 운영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지발위)는 8일 이러한 내용의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종합계획은 지방자치 실시 20년 만에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와 관련한 종합개편안을 담은 지방자치발전 마스터플랜으로, 주민편익 증진과 행정효율 제고, 지방경쟁력 강화라는 목표 아래 20개 정책과제로 구성됐다.
종합계획에 따르면 지발위는 서울특별시와 광역시의 자치구의회를 없애고, 광역시는 구청장·군수 직선제를 폐지한 뒤 해당 시장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구청장과 군수를 임명하는 방안을 1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서울시는 수도라는 상징성과 인구 등을 고려해 구청장 직선제는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또 광역시의 구청장 직선제는 폐지하는 것이 좋지만 어렵다면 유지하는 방안을 2안으로 내놨다. 아울러 특별시 산하 구청장과 광역시 산하 구청장 및 군수에 대해선 독자적 과세권을 부여하지 않고, 기존의 자치구세는 시세로 전환하기로 했다.
특별·광역시 자치구·군의회 폐지는 이번 정부에서 새로 논의한 사항이 아니라 위원회가 지난 2012년 8월 확정된 행정체제개편기본계획을 승계한 것이다.
심대평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별·광역시 자치구의회 폐지는 주민의 생활권을 고려한 것"이라며 "같은 생활권 안에 있는데도 자치구가 다르다는 이유로 행정서비스가 달라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지발위는 2017년까지 국민적 합의를 거쳐 이런 내용의 개편안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나 자치권 확대라는 로드맵의 취지에 역행한다는 비판과 함께 지방의회의 반발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발위는 또한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2018년까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의 정당공천제도를 폐지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으며, 정당공천제 폐지에 따른 보완책으로 여성의원 선출비율 확대, 정당표방 허용, 기표방식 개선, 광역의회 비례대표 비율 단계적 확대 등을 제안했다.
지발위는 아울러 지방선거 공영제 강화 차원에서 △재·보궐선거 원인제공자의 선거비용 일부 부담 △당선무효된 자의 반환받은 기탁금 및 선거보전 비용 환수 강화 △자치단체장 보궐선거의 전임자 잔여임기 승계제도 폐지 △기초의원 지역구 단위 의원정수 조정 등을 제안했다.
또한 지방의회 권한 강화와 책임성 제고 방안으로 △조례 제정범위 등 자치입법권 확대 △지방의회 의장에게 의회소속 공무원의 인사권 부여 등 지방의회 인사독립권 강화 △지방의원 겸직제한 대상에 지자체 출자·출연 또는 사무위탁 기관단체의 대표, 임원 등을 추가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한편, 지방의원에 대한 주민소환 청구 요건을 현행 청구권자(해당지역의 주민등록을 보유한 19세 이상 주민 가운데 재외국민 등 제외) 총수의 20%에서 15%로 낮췄고, 행정기관 위법사항에 대한 주민감사청구 기한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
또 조례의 제·개정 및 폐지에 대한 주민청구 조례안은 주민서명자 수를 현행보다 완화하기로 하고, 주민청구 조례안은 의원임기와 함께 자동폐기되던 현행 제도를 개선해 차기 의회에 한해 계속 심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발위는 아울러 시·군·구 등 기초자치단체에 자치경찰단을 설치해 범죄예방, 질서유지, 학교폭력 등과 같은 주민생활과 밀접한 사무를 수행하면서 지역별로 특화된 맞춤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특히 자치경찰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오는 2016년부터 시범적으로 해당제도를 실시한 뒤 지역여건 등을 감안, 자치단체가 자치경찰제 도입 여부를 결정토록 했다.
지발위는 이와 함께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연계·통합을 위해 노력한다는 전제하에 헌법과 법률의 입법취지에 적합하도록 교육감 선출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 권경석 지발위 부위원장은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현행 교육감 직선제는 법률에 배치되고 헌법에도 부합되지 않는 만큼 향후 국민적 합의를 거쳐서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재정 확충 및 건전성 강화 방안으로 지방소비세 등 국세-지방세 간 합리적 조정과 더불어 지방세 비과세 감면율을 15% 이하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지자체 재정위기관리제도를 정상, 주의, 심각의 현행 3단계에서 국가가 개입하는 `긴급' 단계를 추가해 4단계 체제로 개편하기로 했다.
또 대도시 특례 제도 개선방안으로는 인구 50만명 이상은 특례시로, 100만명 이상은 특정시로 명칭을 부여하는 개선안도 마련했다.
지발위는 이와 함께 △읍면동 주민자치회 개편 및 실질적 권한 확대 △시·도에 지방경계조정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지자체 간 관할구역 경계조정 제도 개선 △의장(국무총리), 부의장(행자부장관, 시도지사협의회장), 기재부 장관, 시·도지사를 구성원으로 하는 중앙-지방협의체 설치 △통합대상 지자체 추가 발굴 및 통합 지자체에 대한 보통교부세 특례지원 기한 연장 등도 추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