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당국자 "남북 5·24 조치 등 대북현안 포괄적 협의 검토중"

2014-12-07 14:51

서귀포·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정부 고위당국자가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 다른 부분에서 북한에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5일 제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년 동안 정부의 대북정책을 되돌아보고 내년도 남북 관계 전망에 대해 설명하면서 "남북대화가 이뤄지게 되면, 우리가 원하는 사안과 북한이 원하는 사안들이 모두 협의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당국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통준위 회의에서 지적한 것처럼 회담이 열려서 5·24 조치를 풀기 위한 여러 가지 양측 의견교환이 있고 그러면 풀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 내 외교안보부처 간에도 이산가족 문제와 5·24조치 해제 등 남북관계 현안들에 대한 대북 '포괄적 협의' 방안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이제 남아 있는 이산가족 6만5000명 대부분이 고령화로 상봉만으로는 더 이상 이 문제 접근이 어렵다"며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 다른 부분에서 우리가 북측에 줄게 있으면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당국자의 이러한 발언에 따라 5·24조치 해제와 이산가족 문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드레스덴 제안 등 남북 간 현안들이 개별적으로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주고받는 방식으로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천암함에 대해 북한이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5·24조치를 풀 수 있다는 것은 원칙적 문제"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해 여전히 남북 간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대북전단 문제로 2차 고위급회담이 무산된 데 대해선 "북한이 정말로 전단문제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측면이 있지만 우리를 압박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면서 이 문제도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 10월 4일 북측 고위급 인사들과 인천에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전단문제 얘기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북측이 그 이후 마치 전단문제 때문에 회담을 열수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북측의 의도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며 "기본적으로 남북 간에 서로의 불신을 덜기 위해서는 만나서 대화하는 것밖에 없는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정부 들어와서 대화가 너무 없었다"며 "이것이 남북관계를 진전시키지 못한 중요한 장애물"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또 "지난 2년 남북관계에 있어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대북정책을 이행하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였지만, 지난 정부에서부터 이어져 왔던 남북관계 경색국면을 돌파하지는 못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특히 김정은 제1비서의 리더십을 공고화시키는 과정에 대남정책에서 즉흥적인 측면들이 보이고 김 제1비서의 리더십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남쪽에 대해 무리한 요구를 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과 사회문화 교류와 관련, 정부는 제주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북 감귤 지원에 대해서도 신청이 들어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이 당국자는 박근혜 정부의 지난 2년간 대북정책에 대해 "원칙을 갖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을 추진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유가 어디에 있든 간에 경색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독일 방문 때 밝힌 드레스덴 구상과 8·15 경축사에서 밝힌 남북협력 차원의 제안을 이행하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였지만, 남북관계 경색이라고 하는 구조적 조건에 의해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