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전 비서관 검찰 출석…정윤회, 이르면 내주 고소인 조사
2014-12-05 14:26
'십상시' 문건 작성 경위 파악…문건 유출 개입 여부도 조사
조 전 비서관은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 근무할 때 직속상관으로,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소환에 응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9시 58분께 홀로 검찰에 출석했으며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박관천 경정에게 문건 작성을 지시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조 전 비서관은 "주어진 소임을 성실하게 수행했고 가족과 부하 직원들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았다"며 "검찰에서 진실을 성실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이 이날 검찰에 순순히 출석함에 따라, 그를 상대로 박 경정이 문건을 작성한 경위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문건이 유출된 의혹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가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형사1부에서, 문건 유출과 관련해 특수2부에서 각각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청와대에서 나오기 전인 올 1월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정씨가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핵심 비서관들과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하며 국정에 개입한다는 취지로 구두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조 전 비서관이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만큼, 조사할 내용이 많아 이날 검찰 조사는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해당 문건의 작성자이자 문건 유출 당사자로 지목된 박관천 경정은 전날 20시간 가까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이날 새벽에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검찰은 정윤회씨가 박 경정으로부터 문건과 관련해 '위에서 시키는 대로 타이핑만했다'는 답을 들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조 전 비서관에게 정씨 동향을 파악하도록 지시했는지와 사실관계 등을 확인했는지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 전 비서관이 문건 유출의 범인으로 제3자를 지목한 민정보고가 있었다고 주장한 점, 박 경정이 청와대를 나올 때 다량의 문건을 갖고 나왔던 정황을 알고 있었던 점을 고려해 검찰은 청와대 문건 유출 경위도 캐물을 계획이다.
조 전 비서관은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등 핵심 3인과 갈등을 겪던 와중에 박 경정이 경찰로 원대복귀한 지 2개월만인 올 4월 물러났다.
조응천 전 비서관이 이날 검찰에 출석함에 따라,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초 그간 진실 공방을 벌여온 정윤회씨를 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하는 한편 박관천 경정도 한 두 차례 더 소환해 유출 혐의 부분의 수사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검찰은 박 경정이 압수수색 전날인 2일 부하직원을 시켜 삭제한 노트북 컴퓨터의 파일 내용을 복구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삭제된 파일이 혐의와 관련된 증거로 드러나면 박 경정에게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