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MAMA 르포] 음악시상식 MAMA가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에 나선 이유
2014-12-04 09:00
K팝을 넘어 한국 뷰티·패션에 관심이 많은 아시아 팬을 놓치지 않기 위해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이하 MAMA)가 나섰다. 2010년 마카오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투어를 시작한 K팝 음악 시상식 MAMA가 문화의 힘으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
CJ C&M이 주최하는 MAMA는 ‘단순한 음악 시상식을 넘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산업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의 일환으로 2014년부터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100여개가 넘는 한국중소기업이 지원했고 뷰티·패션을 중심으로 56개로 추려냈다. 이 기업은 2014 MAMA가 열리는 3일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제품을 박람회 형식으로 전시하고 판매했다. 전시는 음악 시상식 MAMA의 백스테이지 형태로 꾸며졌다. 옷과 화장품은 물론이고 셀카봉, 부분 가발 등 한국의 특색 있는 제품이 아시아 팬들에게 소개됐다.
MAMA를 기획·총괄한 김현수 CJ E&M 팀장은 “음악 시상식에서 왜 패션·뷰티 박람회를 여는지 의아하겠지만, 우리가 할리우드 스타의 그것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김 팀장은 “문화는 유행처럼 왔다가 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산업화를 꾀하기로 했다. K팝·K컬쳐 역시 산업화가 필요하다. 조금 더 안정적으로 시스템화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익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만든 플랫폼 안에서 산업적으로 가치 있는 것을 찾아내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2014 MAMA에 참여한 5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한 결과 중소기업이 가장 시급하다고 느끼는 지원분야는 의외로 기술개발, 자금지원이 아닌 ‘해외 판로 개척(71%, 복수응답)’이었다.
화장품 싸이베리 전만철 대표는 “MAMA가 구축한 아시아 인프라는 영향력 있는 바이어를 확보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된다. 24억명이 시청 가능한 MAMA는 마케팅에도 훌륭한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이건만의 강성훈 팀장은 “과거 일본에 진출했을 당시 해외 마케팅이나 자금력·홍보에 어려움을 느꼈다. 2014 MAMA를 통해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장기적으로 상생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시 중소기업지원센터가 제반 비용으로 제공하는 지원금은 5000여만원. 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2014 MAMA에 참여한 56개 중소기업이 절감한 직접 비용은 2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2014 MAMA를 찾은 1만여명의 관객을 통한 구전 효과 약 39억원, 국내외 언론을 통한 홍보효과 150억원, 매출 증가 효과 276억원 등 MAMA는 이번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발생한 경제효과가 총 49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홍콩, 광저우, 심천 등에서 온 중화권 빅 바이어 100여명은 56개의 중소기업과 350여건이 넘는 수출 상담을 벌였다. CJ E&M 컨벤션사업팀 백소현 팀장은 “코트라 홍콩 지점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상담이 성사됐다”면서 “중화권 큰손이 한국중소기업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는 드문데 MAMA의 브랜드 파워와 코트라의 공신력이 결합돼 큰 시너지가 발생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중화권 바이어의 관심은 뜨겁다는데 현지 팬의 반응은 아직 미지근하다. 1350㎡에 달하는 컨벤션장에는 꾸준히 아시아 팬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붐비는 법은 없었다.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 로비에서 만난 현지 팬들은 불과 한층 아래에서 어떤 행사가 진행 중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지난해에 이어 MAMA에 두 번째로 방문하거나, 지난해에 TV로 생방송을 시청했을 정도로 MAMA에 관심도가 높은 팬들임에도 말이다.
문제는 미흡한 홍보만이 아니다. 한류 스타가 직접 사용한 제품이 아니라 단지 그의 본고장에서 만든 제품으로 현지 팬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지도 MAMA가 풀어야 할 숙제다.
첫술에 배부르랴. “한국 음악 시상식을 왜 나라 밖에서 여느냐”는 걱정과 우려를 딛고 MAMA를 아시아권 음악축제로 발전시킨 CJ E&M의 뚝심이 다시 한 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