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며 0%대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0% 올랐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1.6%, 8월 1.4%, 9월 1.1%로 3개월 연속 둔화돼 왔으나 10월 1.2%로 소폭 반등했다.

11월에는 1.0%로 지난 2월(1.0%)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5∼3.5%)와는 여전히 큰 격차를 두고 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1년 전보다 1.6%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1.5%) 이후 1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도 작년 같은 달보다 1.3% 오르는 데 그쳐 작년 8월(1.3%) 이후 최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작년보다 0.7% 상승해 4개월 연속 1%를 밑돌았다.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5.2% 하락해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특히 신선과실(-11.4%)과 신선채소(-5.7%)의 하락 폭이 컸다. 신선어개(4.7%)와 기타신선식품(3.3%)은 올랐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작년 같은 달보다 0.2% 올랐다. 전월보다는 0.3% 하락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0.1% 떨어지며 지난해 9월부터 1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양파(-35.5%)와 사과(-9.3%), 파(-20.7%) 등이 하락했다. 돼지고기(15.3%), 국산 쇠고기(7.5%), 풋고추(42.0%) 등은 올랐다.

공업제품은 작년 같은 달보다 0.1% 떨어졌다. 운동복(9.5%), 햄(14.4%) 등은 올랐으나 휘발유(-7.5%), 경유(-8.9%), 자동차용 LPG(-7.7%) 등이 내려간 영향이다.

도시가스(4.8%)와 상수도료(0.6%), 지역난방비(0.1%) 등이 일제히 올라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2.1% 상승했다.

서비스는 1년 전보다 1.6% 올랐고 전월 대비로는 0.1% 내렸다.

공공서비스는 하수도료(11.8%), 외래진료비(1.8%), 시내버스료(1.7%) 등의 상승으로 작년 동월보다 0.8% 올랐다.

개인서비스도 작년 같은 달보다 1.8% 올랐다. 학교급식비(-6.2%)와 국내 단체여행비(-6.6%), 가정학습지(-2.5%) 등은 내렸으나 고등학생 학원비(3.5%), 공동주택관리비(2.9%), 미용료(4.5%) 등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집세는 작년 동월보다 2.2% 올랐다. 전세(3.0%)와 월세(0.6%) 모두 상승했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국내 석유류 가격이 많이 내려갔고 지난해 전기요금 인상 효과가 없어진 가운데 여행 비수기 등 요인이 겹쳐서 물가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손웅기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국제유가는 양호한 수급여건으로 당분간 낮은 가격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농축산물의 경우 겨울철 한파 등 기상 악화 발생 시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동절기 물가 안정을 위해 물가 불안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