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훈풍에 국내 유통업계 '방긋'

2014-12-02 05:18

AK플라자가 지난달 블랙프라이데이에 국내 해외 직구족 유출을 막기 위해 구로본점에서 '블랙 쇼핑데이'를 열고 최대 70~90% 할인 판매하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1. AK플라자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맞서 지난달 27일 구로점에서 진행한 블랙쇼핑데이 행사에는 수많은 고객이 몰렸다. 부츠, 패딩 등 인기 여성의류 제품은 1시간만에, 유명 모피제품은 3시간 만에 완판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5.2% 신장했다.

#2. 직장인 김씨는 지난달 28일 슈즈멀티 스토어 ABC마트가 진행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점심을 대충 때우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ABC마트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온라인몰을 통해 검은색 운동화 500족을 5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김씨는 행사 시간에 맞춰 접속을 시도했지만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접속이 지연됐다. 사려고 마음 먹었던 신발은 2~3분만에 품절돼 결국 구매에 실패했다.

국내 유통업계가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해외직구족들이 급증하면서 블랙프라이데이에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해 국내 유통업계는 각종 프로모션으로 맞불을 놨다. 이에 준비한 물량이 단 몇분만에 동나는 등 11월 비수기에도 매출을 끌어올리며 특수를 누렸다. 

신세계는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에서 11월24일∼30일 백화점 상품을 최대 75% 할인 판매하는 '블랙세븐데이즈' 행사를 진행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총 350개 상품을 준비해 이 중 120여개가 완판됐다"며 "행사 기간 하루 3번 3000장씩 발행하는 20% 할인 쿠폰이 배포 2∼3분만에 동이 나고 접속이 안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쇼핑몰 현대Hmall은 11월28~30일 '블랙 위크엔드'를 진행해 매출이 42.3% 신장했다. 특히 백화점관은 44.1%의 신장율을 보였다. 부문별로는 여성패션 55.4%, 화장품 31.7%, 스포츠 42.3%, 가전 47.7% 등이 상승했다. 

이마트는 이마트몰과 창고형 점포인 트레이더스를 중심으로 '블랙프라이데이' 맞불 효과를 봤다. 이마트몰의 같은 기간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39.3%, 전국 트레이더스 매출은 42.9%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특히 트레이더스 구성점과 수원점의 경우 캐나다구스, 무너스클 등 '고가 패딩 점퍼' 등을 병행수입, 대폭 할인 판매해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오픈마켓인 G마켓 역시 이 기간 해외직구 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또 지난달 10일 '슈퍼블랙세일' 프로모션 시작 후 30일까지 해외직구 매출이 5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옥션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인 28~30일 해외직구 판매가 3배(200%)나 증가했다. 특히 나이키의 조던 신발 등 수집 품목 판매가 늘어 눈길을 끈다. 

11번가는 103% 상승했다.

한편, 해외직구 열풍으로 해외배송 물량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몰테일에 따르면 28~29일 배송대행건수는 약 3만3000건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해 2009년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사이버먼데이 기간까지 약 10만건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업체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가 올해 국내에서도 큰 이슈로 떠오르고 대중화되면서 새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