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무더기 부양책에도 추풍낙엽… "알맹이 빠져"

2014-11-27 17:28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금융당국이 알맹이 없는 증시 부양책을 내놓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가 하루 만에 4% 넘게 떨어졌다.

증권거래세 감면을 비롯한 업계와 투자자 요구가 세수확보를 이유로 빠진 탓이다. 실망감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자 당국에서 아무 것도 내놓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27일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8% 떨어진 1934.37을 기록하며 모든 업종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에 비해 코스피는 이날 0.06%(1.25포인트) 오른 1982.09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사별로는 교보증권이 7.81%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대우증권(-7.26%) 역시 하락률이 7%를 넘겼다.

이어 NH농협증권(-5.14%) 및 SK증권(-4.47%), 우리투자증권(-4.38%), 현대증권(-4.33%) 순으로 주가가 많이 내렸다. 주가가 오른 증권사는 골든브릿지증권(2.44%)과 유화증권(0.34%)뿐이었다.

금융위원회는 '주식시장 발전방안'을 26일 장 마감 후 내놓았다. 증권업종지수는 미리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26일까지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4.20% 상승했다. 그러나 발전방안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이날 하루 만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금융위는 전날 한국판 다우지수(가칭 케이톱30) 개발이나 은행ㆍ우정사업본부ㆍ보험사 주식투자한도 상향조정을 골자로 한 발전방안을 내놓았다. 고가주 액면분할도 유도해 거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업계와 투자자가 요구해 온 증권거래세 인하는 물론 우본 차익거래 비과세 전환, 배당주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은 모두 제외됐다. 부족한 세수를 감안하면 예상됐던 것이기는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니 김이 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발전방안은 단박에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대책이 빠진 채 중장기적인 처방만 담겨 있어 즉시 증시를 견인하기는 어렵다. 가격제한폭 확대도 이미 8월 정부에서 밝힌 것이다.

김서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지수가 다시 가격제한폭 이슈가 부각됐던 9월 초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나 후강퉁(중국 상하이ㆍ홍콩거래소 교차매매), 4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이 긍정적인 재료로 꼽히지만 큰 영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도 장기적으로는 발전방안이 호재인 것은 분명하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본이 가진 예금은 60조원 내외로 주식 비중이 10%포인트 확대될 경우 6조원이 추가 유입될 수 있다"며 "내년에는 외국인 순매도가 나와도 국내 기관이 최대 12조원대 순매수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