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에 '경제 당근책?'....8조원 협력 약속 '눈길'

2014-11-27 11:29
중국 베이징, 홍콩과 8조원 규모 21개 협력안 체결, 베이징 지하철 및 호텔 건설 협력

중국 베이징이 정치에서는 '채찍'을 경제에서는 홍콩에 '당근'을 내밀었다. 홍콩 시내 전경. [사진=바이두]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진정한 보통선거'를 요구하는 홍콩 도심점거 시위에는 단호한 모습으로 '채찍질'에 나선 중국이 경제분야에서는 '8조원' 당근을 내놓으며 홍콩에 대한 강온정책을 병행해 주목됐다.

26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18회 베이징-홍콩경제협력포럼(京港會)'에서 총 438억 위안(약 8조원) 규모의 21개 협력방안이 체결돼 중국과 홍콩의 경제적 거리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중국 관영언론 신화왕(新華網)이 당일 보도했다.

21개 협력안에는 베이징 15개, 홍콩 3개 등 총 18개 투자사업이 포함됐으며 첨단기술산업, 보건위생, 문화혁신산업 및 서비스업 등 다양한 영역이 포함됐다.

특히 중국 수도 베이징에 대한 협력 및 투자사업이 많아 주목됐다. 베이징의 기초인프라 건설 및 공공서비스 수준제고, 베이징 지하철 16호 부설 등 사업에서 홍콩과 협력하기로 했으며 그 규모만 150억 위안에 육박한다. 이는 중국의 홍콩으로의 진출이 아닌 홍콩의 중국 주요 사업에 대한 진출의 길을 열어준 것으로 중국-홍콩 간 경제적 상생을 도모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됐다.

베이징 투자사업 중 지하철 등 교통인프라 조성에서 협력을 강화한 것이 눈길을 끈다. 중국과 홍콩 관련기업은 현재 부설 중인 베이징 지하철 14호 및 16호와 관련해 특허 및 투자협력을 체결했다.

이미 서쪽구간은 개통에 들어간 베이징 14호라인의 동쪽 및 중간 구간 건설에서 홍콩과의 협력이 예상된다. 내년 말 가동될 것으로 전망되는 14호 동쪽 구간은 진타이루(金台路)에서 왕징(望京)지역을 지나 산거좡(善各庄)을 연결하며 총 12개 역을 26분만에 관통한다. 16호선도 현재 부설 중으로 오는 2016년 개통을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 홍콩 화퉁(華通)투자지분유한공사는 베이징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를 7성급 호텔 건설에 동참할 예정이다. 화퉁공사 대표는 "베이징 서쪽 먼터우거우구(門頭溝區) 7성급 호텔 건설에 참여하기로 했다"면서 "두바이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을 모델로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바이의 선례를 바탕으로 룸 하나 당 7명의 직원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기준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업 분야의 협력도 강화될 예정이다. 중국 베이징 여행사들이 홍콩 여행사에게 이번에 개최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테마 관광 등 총 10개 여행상품을 공개, 함께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는 포부다.

최근 중국 여행사들은 APEC 연회 개최를 위해 개조한 수이리팡(水立方) 관람 코스 등을 포함한 APEC 테마 상품을 내놓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수이리팡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건설한 수영경기장이다. 수이리팡의 변신을 보고 싶은 수요가 많은 때문인지 한 여행사의 APEC 관광상품은 출시 후 단 반나절 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고 신징바오(新京報)가 최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