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빨치산혈통 내세워 권력 다지기?

2014-11-25 08:46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이 최근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비롯해 김정은 정권의 실세로 급부상한 '빨치산 혈통'을 다양한 방식으로 띄우고 있어 주목된다.

조선중앙TV는 24일 저녁 예술영화 '백옥' 1부를 방영했다. 4·25예술영화촬영소가 2009년 2부작으로 제작한 이 영화는 김일성 주석의 항일빨치산 동료인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을 모델로 한 것이다.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은 오일정 현 노동당 부장의 부친이다. 당 민방위부장으로 알려졌던 오일정 부장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장기간의 칩거를 깨고 등장한 이후 군 관련 현지지도에 빠짐없이 동행해 당 군사부장에 임명됐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중앙TV는 지난달 25∼30일에는 김 주석의 빨치산 동료이자 최룡해 당 비서의 부친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을 '충신'으로 그린 영화 '민족과 운명: 최현 편' 6부작을 방영했다.

중앙TV가 지난달 말 이 영화를 방영한 것은 북한 공식 매체가 최룡해 비서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보다 먼저 호명해 최 비서가 북한의 '2인자'로 떠오른 것과 시간적으로 맞아떨어진다.

북한이 이들을 귀감으로 내세우는 것은 최룡해, 오일정, 오금철 등 빨치산 2세대도 이제 겨우 서른 살인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의미를 확장하면 빨치산 2세대를 넘어 모든 간부와 주민들이 김 제1위원장에게 대를 이어 충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최근 최현, 오진우, 오백룡을 대대적으로 띄운 만큼 이들의 아들인 최룡해, 오일정, 오금철은 김정은 정권을 떠받드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