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이 대박 난 5가지 이유는?
2014-11-20 17:19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여대생 김지혜씨(22)는 최근 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허니 버터칩' 사진을 보고 편의점을 찾았다. 기존의 짭조름한 맛에서 탈피한 감자칩에 대한 극찬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편의점에서 '허니 버터칩'을 구경할 수 없었다.
편의점 직원은 "허니 버터칩이 맛있다는 글이 SNS와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지난 주말에 매진되어 다시 발주를 했지만 우리도 구경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니' 열풍이 대단하다.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식품업계에 '허니'가 꿀맛 같은 단비를 내려주고 있다. 이처럼 '허니' 관련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5가지로 요약된다.
◆ SNS마케팅 = 기존에는 단순히 광고나 구전마케팅을 통해 제품의 홍보가 이뤄졌다. 하지만 해태제과가 SNS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제품 홍보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면서 '허니 열풍'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 맛에 혁신을 던진 원초적 질문 = 감자칩은 짜야 한다는 기본 속성에 원초적 의문을 던져 개발했다는 점이다. 과자 개발에 혁신을 더한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기존의 짭조름한 감자칩 맛에서 벗어나 단맛을 가미한 제품 개발 전략도 소비자의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켰다. 자극적이고 단맛을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을 사로잡은 마케팅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정명교 해태제과 연구소장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고추장 맛은 매운 게 기본이지만 밑에는 단 맛이 깔려있다"며 "감자칩도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내보자고 목표를 세우고 개발에 착수한 것이 성공했다"고 말했다.
◆ 적절한 타이밍 = 적절한 타이밍에 단맛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한 것이 '대세 과자'가 될 수 있었던 요인이다.
불경기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서민 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단맛을 내는 '허니'가 소비심리를 끌어올렸다 분석이다.
'초콜릿 등을 통해 당분을 섭취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처럼 소비자들이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더욱 단맛을 찾고 있다는 것이 '허니 마케팅'의 또다른 성공요인이라는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여성들이 생리나 배란기가 찾아와 짜증이 날 때 단맛이 땡긴다고 하는 것처럼 단맛은 기분 좋은 호르몬을 내는 효과가 있다"며 "경기가 좋지 않고 세월호 사건 등 우울한 일만 이어지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단맛이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매진마케팅 = 여의도에 있는 한 증권사 부사장은 19일 직원에게 '허니 버터칩' 구매를 부탁했다.
직원은 여의도 내 7개의 편의점을 들렀지만 전혀 구할 수가 없었다. 부사장에게 "아침에 일찍 오라고 합니다"라는 말만 남겼다.
상품의 매진은 소비심리를 더욱 부추기는 법이다. 다양한 요인으로 인기를 얻은 '허니 버터칩'이 편의점과 마트에서 동이 났고, 이같은 소식이 SNS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면서 소비심리를 더욱 부추겼다는 평가다.
이로인해 '허니 버터칩'은 8월 출시 이후 110일만에 순매출 103억원을 달성했다. 통상 과자는 1개월에 10억원 매출이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고가 마케팅 = 기존 국민 과자인 새우깡(1100원), 포카칩(1200원)에 비해 고가 전략을 내세운 것도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는데 주효했다는 평가다.
불황일수록 고가 마케팅이 성공한다는 통설이 과자업계에서도 통하고 있는 모습이다. 1500원짜리 '허니 버터칩'은 불경기에 고전하고 서민들에게 '프리미엄'이라는 꿀맛같은 자기만족을 느끼게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선발 대형사들이 현재의 점유율에 안주하고 있는 사이 ‘왜 감자칩은 짜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에서 혁신 시도한 것이 성공요인이었다"며 "문제는 허니버터칩이 일시적 유행에 그친 나카사키 짬봉이 될지, 아니면 장수제품 새우깡·초코파이가 될지 지켜봐야 할 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