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총회] 원유 생산 감산 못하면 국제유가 더 하락
2014-11-20 15:39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2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를 앞두고 국제유가의 하락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OPEC 12개 회원국은 원유 감산과 생산 유지를 놓고 조율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국제유가는 북미산 셰일가스의 증산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원유생산 감산에 소극적인 OPEC 회원국 간 의견 대립으로 협의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이면서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총회에서도 감산 조치를 내리지 않을 경우 국제유가는 1배럴 당 6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1배럴 8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와 리비아 등 일부 OPEC 회원국은 감산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파엘 라미레즈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카타르와 알제리, 러시아르르 잇따라 방문해 감산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러한 움직임과 달리 OPEC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는 현상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생산의 현상 유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석유를 감산했을 경우 다른 산유국도 이에 협조할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OPEC 회원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감산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많다.
한편 시장에서는 생산이 현상 유지됐을 경우에 대한 리스크를 경고하고 나섰다.
JP모건은 감산하지 않을 확률을 50%로 내다보고, 그럴 경우 북해산 브렌트유는 1배럴 60달러까지 하락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감산을 결정해도 하루 3000만 배럴에서 2950만 배럴 정도의 소폭 감산으로 그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제유가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신흥국의 에너지 소비는 감소하고 있다. OPEC산 원유에 대한 수요는 2015년에 하루 2920만 배럴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으로 미국의 원유수입은 감소하고 있다.
한편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석유업체의 실적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3분기(7월~9월) 실적 발표에서 미국 엑손모빌(Exxon mobil)은 미국 내 저비용 광구로 인해 수익이 증가했으며 유럽의 석유업체들은 유전 개발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수익이 줄었다.
3분기 결산에서 미국 엑손모빌과 쉐브론(Chevron)은 순익이 증가했으나 유럽 로열더치셸 (Royal Dutch Shell) 등은 순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엑손모빌은 지난 31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80억 달러(약 8조 9000억원), 쉐브론은 13% 증가한 55억 달러(약 6조 1300억원)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은 석유, 천연가스 개발 업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정유 업체에는 수입가격이 줄면서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석유업체는 국내에 저비용 광구가 있어 개발 부문에서는 순익이 줄었으나, 정유 부문에서는 순익을 올렸다.
또 셰일가스 개발을 주도하는 업체 중 EOC리소스, 데본에너지(Devon Energy)는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아나다코페트롤리움(Anadarko Petroleum)도 순익이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OG리소스의 하루 원유생산량은 약 30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으며 채굴이 소요되는 시간도 2년 전의 절반으로 줄어 효율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