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지금 박근혜 대통령 만날 때 아냐…가이드라인만 생긴다”

2014-11-20 13:58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중견 언론인 모임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청와대와의 회동과 관련해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며 “연말 국회를 앞두고 여야가 각종 상임위별, 원내대표단별, 수석끼리 자주 만나서 조율할 때인데 느닷없이 청와대에 가면 가이드라인이 생기고 꼼짝 못하게 되면 결코 연말국회에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현안 논의를 위한) 어젠다 없이 사진 찍고 밥 먹는 만남을 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면서 “그것은 내 소신이기도 하다. 어젠다 설정이 안 됐는데 만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여야 대표나 원내대표끼리 자주 만나는 것은 좋다”면서도 “여야가 청와대에서 자주 회동하는 것은 좋은 게 아니다. 꽉 막힌 정국을 풀 필요가 있을 때는 거절한 적이 없다. 내가 오히려 제안했었다”고 전했다.

문 위원장은 새정치연합이 청와대 제안을 거절했다는 주장에 대해 “거북스럽다”라고 잘라 말한 뒤 “거절이라기보다는 일시와 장소, 어젠다를 조정하자는 정도다. 야당 대표가 대통령이 만나자는 제안을 거부하겠는가. 거부는 아니고 조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은 여야가 청와대의 말씀을 들을 때도, 교시를 받을 때도 아니다”라고 소신을 밝힌 뒤 “여야가 정말 있는 힘을 다해 내년도 예산안, 첨예한 법안을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가 꽉 막히면 대통령과 (회동을 통해)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한 마디로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대통령과 자주 만나면 대통령 격도, 야당 대표 격도 떨어진다”며 “꼭 필요할 때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해 만나고, 만나면 일이 하나 해결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