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21)] '내 손안의 주치의'...중국 모바일 헬스케어 '춘추전국시대'
2014-11-21 20:33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BAT) 이어 샤오미 자본도 합류...차기 '경쟁장'으로 부상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2세기 중국 의료계에 전설적인 중국 명의의 대명사 화타(華陀)가 있었다면, 21세기 의료계에는 모바일 헬스케어가 있다. 그만큼 모바일 헬스케어 산업의 등장은 현대 의료의 선진화에 있어 이정표적인 의미를 지닌다.
전 세계 IT 시장의 차세대 투자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는 손안의 병원 '모바일 헬스케어'는 '칸빙난, 칸빙구이(看病難, 看病貴·복잡한 진료절차, 비싼 진료비)'로 표현되는 중국 의료제도의 문제와 맞물려 '황금산업'으로 부상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및 인터넷 보급 확대, 고령화 가속화, 의료자원의 공급수요 불균형, 국민소득 증가, 의료비 절감 건강관리 추세 등은 중국 모바일 헬스케어 산업의 고공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중국의 모바일 헬스케어 산업은 아직까지 성장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으나, 13억 인구를 보유한 중국 시장의 거대한 잠재 수요를 고려할 때 머지 않아 전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중국증권망(中國證券網)은 관련 연구보고서를 인용 "2015년 전 세계 30%의 스마트폰 이용자가 모바일 헬스케어를 사용하게 될 것이며, 그 중에서도 세계 최대 모바일 사용자를 보유한 중국의 성장 전망은 매우 밝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이동통신 시장 분석기관인 아이메이 리서치(艾媒咨詢)에 따르면 2011~2017년 중국 모바일 헬스케어(서비스 분야) 시장 규모는 15억8000만 위안, 18억6000만 위안, 22억1000만 위안, 28억4000만 위안, 42억3000만 위안, 71억8000만 위안, 125억3000만 위안을 기록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17.7%, 18.8%, 28.5%, 48.9%, 69.7%, 74.5%을 기록, 폭발적인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메이 리서치는 중국의 모바일 헬스케어 산업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모바일 헬스케어 시스템 사용법, 클라우드 시스템 등 개념에 대해 모바일 이용자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2015년부터 가속화 돼, 향후 3~5년 내 거대한 발전의 흐름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모바일 헬스케어 앱(APP) 개발 또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2011년 1000여 개에 달했던 헬스케어와 관련한 앱 숫자는 지난해 2000여 개로 늘어났다. 현재 의약상품 전자상거래 앱, 의료 관계자 전용 앱, 종합의료건강 정보 서비스 앱, 병원 찾기 및 예약 앱, 안과·치과 등 세부 진료과목별로 진단할 수 있는 앱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2015년이 되면 약 6000여 개에 달하는 모바일 헬스케어 앱이 개발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반영하듯 모바일 헬스케어 테마주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스타주'로 거듭나고 있다.
모바일 헬스케어 관련주는 크게 △디바이스 개발 △의약품 전자상거래 △의료정보기술 개발 및 서비스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대표적인 모바일 헬스케어 디바이스 개발주로는 주안의료(九安醫療·002432 SZ), 산눠바이오(三諾生物·300298 SZ), 리방의료기기(理邦儀器·300206 SZ), 바오라이터(寶萊特·300246 SZ), 멍파리(蒙發利·002614 SZ) 등을 꼽을 수 있다.
의약 전자상거래 플랫폼 관련주는 이링제약(以嶺藥業·002603 SZ), 지우저우퉁(九州通·600998.SH)이 대표적이며, 의료정보기술 개발 및 서비스 관련주는 완다정보(萬達信息·300168 SZ), 둥콴그룹(東軟集團·600718 SH), 둥화소프트웨어(東華軟件·002065 SZ), 이롄중(易聯眾·300096 SZ), 웨이닝소프트웨어(衛寧軟件 300253 SZ), 하이훙홀딩스(海虹控股·000503 SZ), 퉁처의료(通策醫療·600763 SH) 등이 대표적 업체로 꼽힌다.
◆ '투자주의보' 발령...BAT·샤오미 자본도 합류
현재 모든 투자계가 주목하고 있는 양대 산업인 '모바일 인터넷'과 '의료건강'의 두 종목이 접목된 모바일 헬스케어 산업은 벤처캐피털(VC)와 사모투자(PE)들에게 그야말로 최대 투자처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이관궈지(易觀國際)'의 궈양(郭陽) 애널리스트는 "현재 모바일 헬스케어는 가장 인기 있는 투자분야 중 하나"라면서 "의료관련 웨어러블 기기와 소프트웨어, 의료데이터 등 종목에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평했다.
칭커연구센터(清科研究中心)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 3월까지 국내 모바일 헬스케어 산업에 대해 이뤄진 투자는 총 58건이며, 관련 기업은 33개, 공개된 투자 규모는 1억 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3대 IT 공룡 기업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騰訊·텅쉰)을 일컫는 일명 BAT를 비롯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 등 중국 거두 기업들이 투자대열에 적극 뛰어들면서 그야말로 '금맥 투자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기업은 단연 텐센트로, 한달 남짓한 시간 동안 1억7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했다.
텐센트는 올해 6월 전자 상거래업체 징둥상청(京東商城)과 함께 스마트 체중계 및 손목밴드 혈압기 개발 벤처기업인 '피쿡'(Picooc)에 2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9월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 양대 기업 중 하나인 딩샹위안(丁香園)에 7000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10월에는 과하오왕(挂號網)에 중국 벤처 캐피털인 치밍벤처파트너스(啓明創投), 천싱캐피털(晨興資本)과 함께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이는 중국 내 모바일 헬스케어 영역에서 이뤄진 투자규모 중 최고 액수다.
특히, 텐센트가 운영하는 웨이신(微信)과 모바일 QQ 이용자가 12억명 이상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딩샹위안과 과하오왕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알리바바 또한 일찍부터 의료 산업으로 진출했다. 2011년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이 설립한 펀드기금인 윈펑기금(雲峰基金)이 심의문약망(尋醫問藥網)에 수천만 위안을 투자한 데 이어 2012년 의약 서비스 앱인 U의U약(U醫U藥)에 수백만 위안을, 올해 7월 병원예약 앱인 화강전경망(華康全景網)에 수천만 위안을 출자했다.
올해 1월 알리바바는 1억7100만 위안을 투자해 홍콩 증시에 상장된 투자 지주회사 '중신21세기유한공사(21CN)'의 지분 54.3% 매입 작업에 착수, 양사 합작을 통한 의료분야 투자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알리바바는 인터넷 상에서 의약품을 거래할 수 있는 허가증과 함께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중신21세기 만이 보유하고 있는 '의약품 관리감독코드체계'를 알리바바 OS(운영체제) 개발업체 알리윈(阿裏雲)이 위탁관리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게 된다.
바이두는 2013년 12월 헬스케어 관련 착용가능 기기 브랜드인 두라이프(dulife)를 출시했고, 이어 올해 7월 베이징(北京)시 및 스마트 디바이스 개발상과 연합해 '베이징 헬스케어 클라우드(北京健康云)'를 선보였다.
'베이징 헬스케어 클라우드'는 클리우드 기반의 스마트 워치, 혈압계, 심박측정기, 체중계 등 8개 설비를 통한 원격 의료 서비스로 시민들의 건강관리와 복지향상 및 의료비용 절감을 위해 개발됐다.
베이징시는 3년 안에 시민 1000만 명에게 원격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내년까지 체험센터 10곳을 만들어 오프라인 매장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샤오미(小米) 또한 최근 모바일 의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7년 중국 최대 온라인 건강관리업체 하오다이푸짜이센(好大夫在線)에 300만 위안을 투자한 이후, 지난 9월에는 주안의료(九安醫療)의 자회사였던 스마트의료기업 아이헬스랩(iHealth Labs)과 제휴를 맺고 2500만 달러를 투자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혈압측정기를 출시했다.
샤오미가 출시한 혈압측정기는 199 위안(약 3만원)의 저가 공략을 내세운 제품으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한 뒤 기기를 연결하면 혈압의 변화와 심장박동률, 맥박 등이 자동 측정돼 건강 상태 자가 검진이 가능하며, 클라우드를 통해 가족과 건강 상태를 공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