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은 좋은데, 기업인 가장 싫어하는 공무원 되고 싶어”

2014-11-19 12:44
한경연 조사 결과

[그래프=한경연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기업과 기업인을 가장 싫어하는 계층은 공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기업과 기업인을 싫어하는 공무원을 국민들은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이 19일 발표한 ‘2014년 기업 및 경제 현안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기업인에 대한 국민 호감도는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국민들이 느끼는 반기업정서 체감도 역시 낮아졌다.

지난해 다소 하락세(2012년 68%→2013년 63%)를 보였던 기업에 대한 호감도는 올해 65%로 전년 대비 2% 포인트 높아졌다. 기업인과 전문경영인에 대한 호감도도 각각 전년 51%에서 60%로 9% 포인트, 66%에서 79%로 13% 포인트 상승했다.

직업별 기업 호감도를 살펴보면, 대기업 종사자와 중소기업 종사자 모두 호감도가 상승한 반면, 지난해 가장 높은 기업 호감도를 보였던 공무원 집단(기업 58%, 기업인 52%)은 3년째 호감도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즉, 2012년 80%였던 공무원의 기업 호감도는 지난해 75%에서 올해는 58%로 급감했다.

반기업 정서에 대한 국민들의 체감도를 묻는 설문에는 ‘반기업 정서가 높다’란 응답이 59%로 2013년 63%, 2012년 76%와 비교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기업 정서의 원인으로는 기업의 탈법·편법(51%), 정경유착(31%), 사회적 인식 미흡(9%), 경제력 집중(8%) 등이 꼽혔다.

황인학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호감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외국에 비해 반기업 정서는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기업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 제고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경제 성장을 위해 필요한 요건을 묻는 설문에는 ‘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42%로 가장 높았지만,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공무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본인과 자녀가 갖기 원하는 직업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공무원이 43%로 지난해보다 약 9% 포인트 상승하는 등 갈수록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전문직(23%), 대기업(15%), 창업·자영업(10%), 중소기업(10%) 순으로 직업 선호도가 높았다.

특이한 점은 국민들이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낮은 공무원 취업을 희망한다는 것이다. 호감도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지만, 공무원 체제가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는 이들로 구성될 경우 향후 정부의 대기업 정책 수립에 있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응답자들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혁신과 규제개혁 정책에 대해서는 65%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가 국민행복을 위해 가장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는 일자리 창출과 안정(34%)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소득 향상(22%), 치안·안보 등 사회 안전 제고(15%)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연 관계자는 “경제 활성화 정책에 대해 동의한다는 것은 기대가 크다는 의미”라며 규제개혁 등 현재 추진 중인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81%)은 ‘우리 사회에서 법과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인식했다. 그 이유로는 법과 원칙을 경시하는 우리 사회의 문화(35%)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이어 법 집행의 일관성 결여와 자의성(32%), 사법부에 대한 불신(26%) 순으로 나타났다.

직업에 따라 원인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컸다. 법 집행을 담당하는 공무원은 △우리 사회의 문화(54%) △사법부에 대한 불신(25%) △법 집행의 일관성 결여와 자의성(16%) 순으로 응답한 반면, 대기업 종사자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32%) △법 집행의 일관성 결여와 자의성(31%) △우리 사회의 문화(30%)의 순으로 응답했다.

국민행복에 대한 설문에서는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는 답변이 57%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공무원(76%)과 전문직 종사자(69%)의 만족도가 높았고, 중소기업 종사자와 자영업자의 만족도(각각 49%)가 비교적 낮았다. 3~4년 이후에 ‘삶의 질이 나아질 것이다’란 응답은 27%에 불과했으며, ‘비슷할 것이다’란 응답이 63%로 가장 높았다.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지난 5월 21~30일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이 설문에는 전국 19세 이상 남녀 2000명이 참여했다. 신뢰수준 95% 수준에 표본오차는 ±2.2%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