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영재 G밸리경영자협의회장 "G밸리 지식산업 특구로 지정해야"

2014-11-19 14:55

이영재 한일월드 회장이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G밸리에 위치한 경쟁력있는 지식산업 기반 업체들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됩니다. G밸리를 지식산업의 특구로 지정해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합니다."

최근 구로의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이영재 G밸리경영자협의회장(한일월드 대표)은 강소기업들이 모인 G밸리의 저력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규모가 작다고 잠재력까지 작은 것이 아니다"며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도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해 사장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G밸리 중소기업이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을 강화해야한다"고 밝혔다.

G밸리에는 1만2000여개의 중소기업이 포진해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정보통신기술(ICT)로 먹고 사는 만큼 기술 집약도는 상당하다. 이영재 회장이 ‘G밸리 지원 전담반’을 제안하고 나선 이유다.

◆G밸리 지원전담반·G밸리 펀드 등 지원방안 고민해야 

이 회장은 "G밸리에 위치한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정보 조차 없다"며 "기업도 정부 지원절차를 모르고 정부는 중소기업의 존재 조차 모르니 상호 소통이 되지않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G밸리 전담반 등을 구성, 정부와 G밸리 중소기업간의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G밸리 지원 전담반을 정부에서 구성,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으면 좋겠다"며 " ‘G밸리 펀드’를 조성해 성장 가능한 기업에 투자를 하고, 그 기업이 성장한 후 수익의 일부를 새로운 초기기업에 다시 투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상대적으로 ICT 기반이 취약한 지방 제조업과 G밸리 기업들이 손을 잡는다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지방 제조업들과 G밸리 기업들간 융복합이 잘 이뤄질 수 있다면 각각 기업 가치를 세배 가까이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다양한 G밸리 발전 방안을 고심중인 이 회장은 4년전 G밸리경영자협의회 회장을 맡은 후 능력을 인정받아 회장직을 연임하고 있다.

G밸리경영자협의회는 지난 1970년 3월 15일 '한국수출산업공단 입주기업체 대표자협의회'로 출범, 구조고도화, 지식기반산업 집적화사업, 기업환경개선사업 등 산업단지고도화와 입주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단체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 2001년 1월 1일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로 명칭을 바꾸고 보다 활발한 활동 을펼치고 있다.

이 회장은 4년전 48세 최연소 회장으로 당선돼 나이의 벽을 허물었다. 그는 "G밸리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기술력이 뛰어난 대한민국의 유망 중소기업과 창업기업들이 몰려있는 구로, 가산지역을 합친 G밸리는 IT벤처기업의 메카로 불린다. 이 회장은 G밸리의 우수한 첨단기술이 제조업과 결합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G밸리에서 일하는 인력의 40% 정도가 석박사 출신이다. 주변에 보면 정말 좋은 기술이 많고 이를 잘 활용하면 기존 제품들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필레오 실시간 살균정수기 역시 G밸리의 뛰어난 기술을 접목시킨 융복합 제품이다. G밸리는 한국경제 제2의 도약을 위한 헤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월드의 대표이기도 한 이영재 회장은 자사 제품인 필레오의 실시간 살균정수기도 대구에 위치한 한 업체의 살균기술을 자사 정수기에 융합시킨 기술융복합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좋은 기술이 서로 융복합되면 경쟁력을 갖춘 더 우수한 제품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 

그는 "회장직을 연임해 활동중이지만 아직 G밸리 1만2000여개 기업 대표 명함을 다 받지 못했다. 현재 6000여장 정도의 명함을 받았을 뿐이라 1만2000여개 명함을 모두 받을 때까지는 회장을 계속 하고싶다"고 말했다. 

그의 기업간 협업은 G밸리 내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영재 회장의 또 다른 직함은 '하이 서울(Hi Seoul)' 브랜드 대표자협의회 회장이다. 

이 회장은 "세계적인 IT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서울디지털단지내 1만개 기업들과 하이서울 브랜드 파워를 연결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도시 경쟁력과 서울디지털단지 기업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하이 서울 브랜드 사업은 서울시의 유망 중견·중소기업 제품에 'Hi Seoul' 마크를 부착해 중소기업의 판로개척을 돕는 마케팅지원 사업으로 서울시와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이 주관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하이 서울' 브랜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져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에 많은 도움을 준다"며 "한류의 붐을 타고 높아진 서울이라는 인지도가 기업의 경쟁력과 인지도 향상에 도움을 줘 해외수출에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은 인지도가 낮아 수년간 노력해도 수출길이 잘 뚫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글로벌 가능성이 높은 좋은 기업의 제품을 적극 발굴해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G밸리·하이 서울 브랜드 결합해 시너지 향상 기대

이 회장은 G밸리의 기술력 있는 기업들과 '하이 서울' 브랜드를 연계한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그는 "서울디지털단지와 '하이 서울' 브랜드 파워를 결합하면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중소기업간 협업을 통해 개발한 좋은 제품들도 많이 나와 하이 서울 브랜드를 달고 해외시장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은 이 회장이 사람들과의 만남을 중시하고, '협력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1980년대 후반 맨손으로 상경해 세일즈맨으로 사람들과 부딪히며 경험을 쌓아나갔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의 만남, 협력이 주는 시너지의 위대함을 몸으로 체득했다. 

이 때문에 힘들고 시간이 부족해도 각종 협단체의 일원이 되어 활동하기에 몸을 사리지 않는다. 발로 현장을 누비다 보니 감투도 저절로 많아졌다. 그간 한국산업단지경영자협의회연합회 부회장, 구로구 상공회 수석부회장,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 이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위원회 위원, 경찰청 중앙위원회 위원, 구로구 경영애로해소위원회 위원, 중소기업 명예옴부즈만에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총동문회 제20대 부회장까지 다양한 자리를 역임했다. 

그의 성공키워드는 긍정과 소통이다.

그가 경영하는 한일월드의 사훈은 ‘일하지 말고 놀자’다. 일 자체를 노는 것처럼 즐겁게 하자는 이 회장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사훈이다.

이 회장은 “억지로 하면 시간만 빼앗기고 성과가 안난다”며 “사고 자체가 긍정적이다. 소극적이면 기회도 없다. 긍정적 마인드를 가져야 크고 작은 기회도 생긴다”고 말했다.

소통도 이 회장이 강조하는 대목이다. 한일월드의 분위기는 회장과 사원이 아니라 친구같은 느낌으로 서로 사랑하고 소통하자는 분위기다. 회장과 사원이 사랑하고 사원과 고객이 사랑하고 서로 이해·소통하는 과정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좋은 제품 개발, 판매, 구입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의 성공키워드인 긍정의 마인드는 각종 수상 경력과도 이어진다. 

이 회장은 지난 7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4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모범 중소기업인상을 수상했다. 20여년간 사업을 하면서 서울시장,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중소기업청장 등 다양한 상을 받았지만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수여받은 이 상은 그의 20년 경영 인생의 족적을 증명하는 것 같아 더욱 뿌듯하다고 밝혔다. 

이영재 회장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장점인 기술력을 해외에 팔아야한다"며 "G밸리와 지방기업들과의 헤드역할을 담당하고 하이서울 브랜드를 단 국내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하는데 헤드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해외에 인정받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담 : 김진오 정보과학부장  정리 : 장윤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