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농촌이 변한다①] 충남 예산의 사과 와이너리 '은성농원'
2014-11-25 14:56
작은 사과 농장, 연매출 3억원 와이너리 거듭난 비결은?
한국의 농촌은 농산물 생산만을 하는 공간이 아닌 지친 마음을 달래는 치유의 공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체험의 공간, 인성을 기르는 교육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농촌 지역의 자원과 생태, 예술, 관광 등을 접목한 '6차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최근 도시민과 해외관광객은 지역만의 향토음식, 옛날이야기, 빼어난 자연경관 등 색다른 문화체험과 먹거리를 발견하는 재미에 한국의 농촌을 찾고 있다.
본지는 한국의 농업·농촌에 희망을 보여주는 6차 산업화에 성공한 지역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프랑스에 와이너리가 있다면 한국에는 충남 예산의 사과와인 농장으로 유명한 '은성농원'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예산 사과와인 농장은 가족단위의 분업 경영으로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가족 구성원의 장점과 특기를 최대한 살려 체계적인 분업 경영시스템을 만들었다. 장인(전문농업인)의 사과 생산과 사위(와인 전문가)의 와인 제조, 그리고 딸의 와이너리 및 체험 프로그램 운영이 그것이다.
특히 1차 산업(사과 생산)과 2차 산업(와인 제조)을 3차 산업(체험, 숙박, 서비스)과 접목시켜 유통과 홍보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은성농원은 전문농업인인 장인이 사과 생산을 하고 있다. 와인 제조는 정제민 부사장이 와인 전문가로서 가공품 생산 및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또 와이너리 운영 및 체험 관광은 정 부사장의 부인이 책임지고 있다. 가족들이 각자의 장점과 특기를 살려 체계적으로 분업 경영을 이뤄낸 것이다.
2010년 주류제조면허를 취득한 정 부사장은 사과와인의 맛과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그리고 첨가물이 전혀 없는 100% 예산産 사과로 와인을 제조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 술 협동조합 이사로서 과실주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예산 사과와인의 정 부사장은 술을 만드는 전문가이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을 가서 12년간 거주했다. 거주하는 동안 양조에 관심을 갖게 돼 와인 양조법을 배웠다. 한국으로 돌아와 본인의 독자적 브랜드를 가진 와인을 만들고 싶어 하던 도중, 충청남도 예산에서 저수고 밀식형의 유럽농장 스타일로 농장을 운영하는 장인 서정학 은성농원 대표를 만났다.
이때 둘은 사과농장과 어우러진 사과와인을 만들고자 와이너리를 생각하게 됐다. 원료가 생산되는 지역에서 가공품을 만들고 체험도 함께 하는 스토리를 탄생시키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이같은 가족들의 노력으로 2004년 가양주 형태의 사과와인으로 와인 만들기 동호회, 와인협회, 캠핑 동호회, 바비큐 동호회 등 200명이 모여 축제가 열렸다. 이는 ‘사과와인 페스티벌’ 이름으로 공식화돼 매년 열리고 있다.
2008년에 농업회사법인을 설립, 2010년에는 와이너리를 완공해 ‘추사’브랜드의 사과와인을 출시했다.2011년에는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농수산식품박람회에서 지역 명품으로도 선정됐다. 그 다음해에는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 과실주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정부로부터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됐다.
◇생산·가공·유통·관광이 잘 어우러진 은성농원…한해 매출만 3억원
은성농원은 직접 재배한 사과를 가공해 사과와인, 사과브랜디를 생산하고 있다. 또 농원과 와이너리에서 사과따기 체험, 애플파이 만들기, 사과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이를두고 정부는 농업(과수)을 기반으로 한 6차 산업화의 전형적인 모델이라고 한다.
1차 산업 형태를 보면, 자가 농원인 은성농원(3ha)에서 친환경 저농약 농법으로 연간 약 50t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유럽식의 저수고 밀식재배로 노동력이 절감되고 사과의 당도와 색도가 높아지면서 단위당 생산량 증대 효과도 얻고 있다.
2차 산업의 형태는 자가 농원과 인근 농가에서 재배된 100% 예산사과를 사용해 물, 주정을 일체 첨가하지 않고 30일간 발효와 1년간 저온숙성 과정을 거쳐 와인이 생산된다. 사과브랜디도 출시되고 있다.
3차 산업의 형태는 2004년부터 나만의 와인 만들기, 사과파이 만들기, 사과쨈 만들기, 사과소시지 만들기, 사과나무 음악회 등 예산 사과와인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원룸형, 콘도형 숙박시설과 세미나실에는 최대 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또한 와인 양조교육 프로그램을 전문가 과정(연 30명), 기초과정(연 120명)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사과농원과 와이너리 방문객이 매년 늘어나면서 지난해만 4만 여명이 찾았다.
이와 함께 덕산 리솜스파캐슬에 사과탕과 사과와인탕을 운영해 예산사과를 홍보하고 있다. 판매유통은 직판이 80% 정도이며 예산 하나로마트, 덕산 스파캐슬 직영점, 인천공항 롯데면세점 등이 20% 가량을 차지한다.
사과와인의 주재료인 사과는 100% 지역농산물(자가 농원 50% + 인근 농가 50%)을 사용한다. 와이너리가 사과농장 안에 위치해 와이너리 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이 와인뿐만 아니라 사과도 택배로 주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은성농원 의 사과만으로는 직거래 물량을 맞출 수 없어 다른 농가에서 재배하는 사과까지 판매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사과 판매 약 1억 2000만 원, 와인 판매 약 8000만 원, 체험·숙박 약 5000만 원 등 총 2억500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은성농원&예산사과와인에는 가족 3명이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일손이 딸리는 시기에는 비정규직(2명, 매달 10일 이상 출근)과 일용직(2011년 총 90명고용)을 고용하고 있다. 종업원 모두를 주민들로 고용하고 있어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은성농원의 성공요인은?
먼저 지리적 입지를 적극 활용했다. 이곳은 충남 예산과 근접한 안면도, 수덕사, 덕산온천, 남당리 등 주변 유명 관광지와 연계할 수 있는 유리한 입지에 위치하고 있다. 실제 덕산 스파캐슬을 활용해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일조했다. 또 농업기술원, 기술센터, 사과종합유통센터와 연계 체험이 가능했다.
아울러 관광산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했다. 이와함께 지역축제로 자리 잡은 사과와인 페스티벌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입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자체적인 홍보도 이뤄지고 있다.
양조(술)만의 2차 산업으로 그쳤다면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3차(체험,숙박, 서비스) 산업까지 연계한 덕분에 성공의 원동력이 됐다. 이는 2차 산업만으로는 대기업의 유통망, 홍보·마케팅 전략에 맞설 수 없지만 체험, 숙박 등 3차 산업까지 연계할 경우 자연스러운 유통 및 홍보(입소문 등)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자원인 덕산스파캐슬에 사과탕, 사과와인탕을 운영함으로써 홍보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와인 만들기 동호회 등 지금까지 이어져온 동호회 인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홍보도 큰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최고의 원료만을 고집했다. 은성농원에서 첨가물 없이 100% 현지 재배된 사과로 만든 와인을 출품함으로써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충남예산의 또다른 볼거리와 놀거리?
△‘스파'를 테마로한 국내 최초의 스파리조트 '스파캐슬'
충남 예산의 덕산온천지구에 위치한 스파캐슬은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된 약 49℃ 천연중탄산나트륨 온천수를 사용하고 있다.
덕산온천의 효능은 피부병, 부인병, 위장병에 좋을 뿐 아니라 류머티즘, 동맥경화, 신경통, 근육통, 세포재생촉진, 피부미용 등에 효능이 있다. 특히 게르마늄 성분은 체내에 부족한 산소를 공급해 노화를 예방하고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여주는 효능을 입증받아 2009년 보양온천으로 지정된 바 있다.
△유일한 백제의 사찰 '수덕사'
호서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덕숭산에 자리한 수덕사는 현존하는 유일의 백제 사찰이다. 창건에 대한 기록이 명확하지 않지만 경내에서 발굴된 백제 시대의 와당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수덕사 대웅전은 국보 제49호로 지정돼 있다. 건축 연대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대표적인 고려시대 목조 건축물로 조형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수덕사에서는 탬플스테이도 가능하다. 조용한 산사에서 풍경소리를 벗삼아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
△대흥동헌
예산지역 유일한 관아로 충남 유형문화재 174호로 지정돼 있다. 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 촬영지이기도 할 만큼 경치가 좋아 사진 애호가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장소이다. 특히 봄에 벚꽃이 피었을 때의 경치가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