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개관 코앞인데…'경희궁 자이' 주변 상가 세입자 시끌
2014-11-17 16:44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돈의문 상가 세입자 대책 없는 GS건설, 재개발조합 설명회 규탄한다.”
GS건설이 ‘경희궁 자이’ 모델하우스를 언론에 사전 공개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송월길 75번지에 위치한 모델하우스 앞은 이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내건 전국철거민협의회(이하 전철협) 돈의문1구역 상가세입자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의 시위로 소란스러웠다.
상가세입자대책위 관계자들은 기자들이 이날 모델하우스에 방문할 것이란 소식을 미리 전해 듣고 빨간색 천을 머리에 두른 채 진을 치고 있었다. 일부 관계자들은 모델하우스에 드나드는 기자들에게 다가가 자신들의 주장이 담긴 유인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상가세입자대책위는 현행 개발 관련법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GS건설과 재개발조합에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박순이 대책위원장은 “현재의 개발 관련법과 제도는 주체자인 공기업이나 사업 시행처 위주로 돼 있다. 이러한 악법은 1970~1990년대 군사독재 하에 개발은 정부가 주도하고 사업은 시행처가 해 이익이 발생하면 분배하는 방식이었는데 아직도 여전하다”며 “개발악법에 의해 개발지역 지주나 세입자는 물론이고 지정 구역 내 대다수 상가 세입자들은 세입자간에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상가 권리금을 인정받지 못하고 겨우 이사비용 정도의 보상금을 지불받고 강제로 길거리에 내몰리는 철거민 신세가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모델하우스 앞에는 전철협 소속 상가세입자대책위뿐 아니라 강북삼성병원 앞 공원 조성 부지의 상가 세입자들도 몰려들었다. 해당 부지는 돈의문1구역재개발조합이 서울시에 기부채납해 서울시가 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조승완 경희궁 자이 분양소장은 “상가를 철거하게 되면 장사를 못하게 되니까 집회를 하는 것”이라며 “자산을 평가해 세입자는 세입자대로, 소유주는 소유주대로 보상을 하는데 보상금이 부족하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세입자는 ‘공원보다 사람이 먼저 이주대책 마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모델하우스 맞은 편 곳곳에 설치했다.
하지만 GS건설은 상가 세입자에 대한 보상은 재개발조합과 세입자들 간의 문제로 시공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조 소장은 “상가 세입자에 대한 보상은 재개발조합과 세입자들간의 문제”라며 “GS건설은 아파트 공사만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철협 돈의문1구역 상가세입자대책위와 공원 부지 상가 세입자들은 경희궁 자이 모델하우스가 정식으로 문을 여는 오는 21일 이후에도 집회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크고 작은 잡음이 예상된다.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 분양팀과 집회를 강행하려는 세입자간의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