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두운처럼 세계로 날아가는 중국의 무인기
2014-11-17 14:57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지난 9월16일부터 21일까지 독일 퀼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카메라 전문 전시회인 포토키나 2014(Photokina 2014)에서 중국의 DJI(다장혁신과학기술:大疆創新科技)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 이유는 카메라 제조업체가 아닌 무인기 ‘드론’을 제작하는 업체인 DJI가 카메라가 장착된 무인기 30대를 전시했기 때문이다.
이 날 선보인 무인기 ‘팬텀(Phantom)'은 지난 1월에 출시되면서 DJI의 매출액을 견인하고 있는 기종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DJI는 ‘팬텀’ 뿐 아니라, 팬텀보다 날개를 더 많이 장착해 부상력이 강화된 ‘근두운(筋斗雲)’과 ‘근두운’의 비행을 안정화시키는 제어시스템 ‘오공(悟空)’을 개발했다.
이 기종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모터스(Tesla)의 홍보 영상을 티베트에서 촬영하는 등 기업과 스포츠 각종 이벤트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 7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무인기 ‘드론’ 전시회에는 중국의 무인기 제조업체 60개사가 참가했으며 약 70기종이 전시돼 이미 무인기 관련 부품업체를 포함해 400사에 이르는 업체가 무인기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에서 무인기 ‘드론’ 시장이 활발해진 이유에 대해 전 세계 스마트폰의 주요 생산 거점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과 무인기 ‘드론’은 GPS와 여러 센서, 고성능 배터리 등이 탑재되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스마트폰 다음으로 드론에 초점을 맞추고 신규 진출을 진행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의 생산 거점이 있는 광둥성(広東省) 선전시(深圳市)는 최근 드론의 생산지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으며 유럽항공업체 에어버스의 거점인 텐진(天津)도 드론의 개발과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텐진시 정부는 2006년에 에어버스 조립 공장을 유치하면서 성장을 이룩하면서 부품과 소재 분야로 산업이 확대되고 있으며, 정부는 드론을 지역 경제 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키워나가기로 하고 2015년에 10억 위안(약 1800억원)의 생산을 목표로 세웠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한편 중국의 항공산업을 이끌어 온 랴오닝성(遼寧省) 선양(瀋陽)에서는 선양항공기그룹(瀋陽通飛航空科技)이 드론 사업에 진출해 항공 전시회 등에서 무인기를 선보이고 있다.
중국은 1960년대에 미국과 소련의 대립으로 무기를 생산하는 제조업을 연안부에서 내륙부로 이전했으며 쓰촨성(四川省) 청두(成都), 시안(西安市),구이저우성(貴州省) 등에서 지금도 항공우주산업의 국립연구소 등 생산거점이 집중돼 있다.
청두에서는 전투기 ‘젠-10’ 등을 제조하는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이 항공기형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 AVIC이 개발한 무인기 ‘익룡(翼竜)’은 길이 약 9m, 해발 5300m까지 상승해 4000km를 비행할 수 있다. 중국은 AVIC이 개발한 무인기를 스모그 해소를 위해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WSJ가 보도한 바 있다.
시안에서는 로켓을 제조하는 중국국가항천국(CASC)이 드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드론을 개발해 군사연습에 투입한 바 있으며 구이저우성도 드론의 국내최대 공급기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구이저우성의 경우 2013년에 드론 연구소를 설립해 AVIC 자회사도 드론 생산거점을 시안에 설립한 준비를 진행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무인기 시장은 아직 초보적 단계지만 미국처럼 군과 공안이 무인기 기술을 견인하면서 방재와 치안유지를 위한 무인기 활용이 진행되고 있다. 또 민간 전용 무인기 시장도 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500억 위안(약 9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