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효율적 재고전략 '운영의 묘' 살린다

2014-11-17 13:05

 

[편집=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LG그룹 IT‧전자 계열사들이 효율적 재고관리로 수익성을 보전하는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제조업 저성장 국면이 부각되고 시장 불확실성이 팽배한 상황에서 무리한 성장전략보다는 치밀한 사업전략 아래 자원 활용의 극대화를 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4분기 수요에 대비해 3분기말 재고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3분기말 재고자산이 6조288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5조8571억원이나 직전분기말 5조5488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LG디스플레이 역시 3분기말 재고자산이 약 2조6250억원으로, 전년동기(2조4170억)나 직전분기말(1조9840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재고자산은 물건이 팔리지 않아 늘어날 수 있지만 향후 수요가 개선될 것이 예상될 때 일시적으로 확충할 수도 있다. 양사는 3분기 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이 좋았던 만큼 의도적으로 재고를 쌓아둔 것으로 예측된다.

현금화되지 않은 재고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제 때 팔리지 못하면 판매 촉진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리거나 싼 값에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IT‧전자 업계는 기술변화로 인한 재고자산의 진부화가 빨라 통상 비중을 낮게 유지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양사는 면밀한 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승부수를 걸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6 판매 호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애플측은 예상을 웃도는 수요로 타이트한 부품 수급상황을 언급한 바 있다. TV쪽 전방업체들도 재고가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이에 생산력 확대를 위한 투자보다 효율적 재고관리로 대응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요가 는다고 갑자기 캐파(생산능력)를 늘리기보다 기존 캐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게 회사의 원칙”이라며 “3분기 생산에 집중해 4분기 출하에 차질이 없게끔 효율성을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4분기 가전 신제품 출시 및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등 수요 증가에 대비해 재고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4분기 들어 달러대비 원화 약세 기조가 나타나면서 결과적으로 재고를 늘린 것은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G전자는 물류창고의 재고는 늘렸지만 유통재고는 축소하며 수익성 증대에 힘쓰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매장 출하 제품과 소매 판매 물량을 동시에 관리하며 유통재고를 시장 평균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까지 누적된 재고자산 평가손실액이 전년동기대비 15% 감소해 재고관리의 효율성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기본적으로 시장 리더십을 위한 무리한 확장보다 수익성 위주 전략을 지향하고 있다. 올들어 패널산업은 구조적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여기엔 패널 대형화 등 수요 증가 요인이 컸지만 LG디스플레이가 전략적으로 공급을 축소한 효과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LG디스플레이는 “생산을 유연하게 관리해 시장에 대응하는 체제를 가져가고 있다”면서 “올해 이런 시스템을 체계화 해왔고 내년에 좀 더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