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뉴질랜드 FTA, 수출 유망 품목은?

2014-11-16 13:31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뉴질랜드의 개방정책으로 우리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진입장벽은 거의 없는 상태지만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이 정식 발효되면 일부 품목에 대해 관세 철폐가 기대되어 수출 확대 효과가 다소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오상봉)이 발표한 ‘한·뉴질랜드 FTA 체결에 따른 기대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의 대뉴질랜드 수출 주력 상품에 대해 대부분 무관세가 적용 중이며 뉴질랜드 평균 일반관세율(MFN)이 높지 않기 때문에 FTA 체결에 따른 수출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의 평균 MFN 세율(2013년 기준)을 살펴 보면 전 품목에서 뉴질랜드 2.0%, 한국 13.3%이며, 농업 분야는 뉴질랜드 1.4%, 한국 52.7%다.

그러나 FTA가 발효 중인 중국과 관세 측면에서 동일 조건으로 경쟁이 가능해짐에 따라 경합관계에 있는 제품 경쟁력 회복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뉴질랜드 시장은 절대적인 규모는 크지 않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4만500달러에 달해 소비력이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FTA 활용을 통한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무협은 뉴질랜드의 대세계 수입 1000만 달러 이상, 최근 4년간 연평균 수입증가율 두 자릿수 이상 품목을 분석한 결과, 향후 대뉴질랜드 수출 증가가 예상되는 유망품목은 기계류와 전자기기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계류의 경우 머시닝센터(공작기계), 자주식 작업트럭, 프론트엔드 셔블로더 등의 작업트럭은 최근 연평균 20~30% 이상의 수입 증가율을 나타내 FTA 발효로 5% 관세가 철폐될 경우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작업트럭의 경우 FTA  미체결국인 일본과 미국 등이 뉴질랜드 내 점유율이 높아 뉴질랜드와의 FTA 발효 시 우리 제품의 선점효과가 기대된다.

영업용 냉장고·냉동고, 젤라틴, 알루미늄-아연합금 역시 관세가 즉시 철폐될 경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예상했다.

농업 부문의 경우, 청정지역인 뉴질랜드는 1차 산품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뉴질랜드와의 농식품 분야 협력을 통한 선진농업 기술 습득 등 우리나라의 농식품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뉴질랜드 FTA를 계기로 양국 간 활발한 투자 및 협력 사업 확대가 가능하고 고품질의 프리미엄 제품 생산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즉, 뉴질랜드와의 협력으로 한·뉴질랜드 FTA, 중·뉴질랜드 FTA를 활용해 ‘우리 기업의 뉴질랜드 투자 → 뉴질랜드 청정지역에서 제품 생산 → 중국 14억 내수시장 공급’ 등의 연계수출도 가능하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제스프리 인터내셔널 코리아는 겨울 과일인 키위를 한국 소비자에게 1년 내내 공급하기 위해 제주의 147개 농가(재배면적 100만㎡)에서 매년 2000t 정도의 골드키위를 생산하고 있으며, 2013년까지 누적매출액 910억원 기록했다.

기업형 영농이 발달한 뉴질랜드 제스프리는 2004년부터 서귀포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제주 농가에서 골드키위 재배를 시작했으며, 까다로운 품질관리 및 높은 재배기술 등 노하우를 전수했다.

제스프리는 뉴질랜드 키위의 생산철인 5∼11월에만 한국에서 키위를 유통시키고 12~4월부터 제주산 키위가 시장에 나오도록 해 한국 키위 농가와 상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제스프리 코리아는 참다래를 생산하는 국내 농가와의 상생을 위해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 그린키위는 재배하지 않고 골드키위만 생산한다.

일동 후디스는 뉴질랜드의 데어리고트와의 협력을 통해 뉴질랜드에서 4계절 방목한 산양으로부터 얻은 신선한 원유로 분유·유아식을 현지에서 100% 직접 생산하고 있다.

선진적 낙농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데어리고트와의 협력을 통해 무공해, 무첨가물의 깨끗한 이미지와 좋은 품질을 유지해 국내 산양분유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IT 부문의 경우, 뉴질랜드는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초고속 인터넷 구축사업 및 다양한 IT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한국의 높은 정보통신기술(ICT)과의 협력이 기대된다.

뉴질랜드의 ICT 시장규모는 227억 달러 규모로 IT에 대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IT 기술 및 인력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뉴질랜드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진출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뉴질랜드는 ICT 기반의 네트워크, 교통망 구축 등 스마트시티 구현 산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 IT를 결합한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은 ‘Towards 2014 Smart Capital’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세계적 수준의 ICT 인프라 구축을 통해 연결된 도시(Connected City) 건설 비전을 제시했다.

티머니로 잘 알려진 한국스마트카드는 지난 2008년 뉴질랜드 내 스마트카드 기반 결제시스템 구축 및 정산대행서비스 사업을 수주했다.

기술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한국스마트카드는 정산 대행을 위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LG CNS, 현지 교통카드시스템 운영회사인 스내퍼(Snapper)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웰링턴의 버스 400여대에서 시작하여 버스·택시 등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으며, 유통가맹점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다. 전체 카드 발급 수는 38만장으로 인구 36만명의 작은 도시인 웰링턴 인구와 맞먹는 수준에 달했다. 웰링턴에서 거래된 정산 데이터는 시스템 구축 초기 안정화 차원에서 인천 부평의 데이터센터에서 LG CNS가 처리했으며, 현재는 시스템이 완벽히 가동돼 뉴질랜드 현지 업체가 데이터 처리를 직접 진행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뉴질랜드 웰링턴시 정부(GWRL)와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에 입찰하여 기술력과 안정성을 인정받아 두 차례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2007년 뉴질랜드 웰링턴시 정부의 지하철 2호선 및 2개 지선에 운행 중인 노후차량 96량을 교체하는 마탕이(바람) 프로젝트 참여해 수주에 성공, 2011년 납품을 완료했다. 수주금액은 1억1000만 달러 규모다.

또한 2007년 마탕이(바람) 프로젝트의 우수성과를 인정받아 웰링턴시 정부와의 전동차 신규 70량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1기 납품차량 96량에 대한 개조사업도 수주했다. 수주금액 1300억원 규모이며, 2016년까지 차량을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박지은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뉴질랜드는 1차 산품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반면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로 한·뉴질랜드 FTA를 통한 일부 공산품의 관세 철폐로 수출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며, “한·뉴질랜드 FTA 타결을 계기로 투자·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확대가 기대되며, 특히 청정지역 뉴질랜드와의 농식품 산업에서의 협력은 우리나라 농식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프리미엄 상품 생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아울러 뉴질랜드에서 첨단기술 분야 및 다양한 IT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ICT에 경쟁력이 있는 우리나라는 IT, 스마트시티 구현, 게임 등의 서비스 수출, 기술 협력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