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 브래드 피트가 전하는 묵직한 진심(종합)
2014-11-13 20:29
영화 ‘퓨리’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군 전차부대 대원들이 펼친 전설적인 전투와 그들의 끈끈한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피트는 이 영화에서 4명의 병사와 함께 탱크 ‘퓨리’를 이끄는 워 대디 역을 맡았으며 로건 레먼은 이 탱크에 합류한 신병 노먼을 연기했다.
출연뿐만 아니라 제작에도 참여한 브래드 피트는 ‘퓨리’ 통해 전쟁의 끔찍함과 흉측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군인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심리를 겪어야 하고 그것을 극복해 내야만 하는지도 표현하고 싶었다. 지금, 잔인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여러모로 시사할 수 있는 지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브래드 피트는 자신이 연기한 워 대디 역에 대해 “탱크 밖의 위험은 물론이고 탱크 안의 부대원의 사기 관리까지 책임져야 하는 지휘자”라고 설명했다. “전장에서 지휘자는 작은 실수로도 전 소대원의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강인한 정신력으로 매우 엄격하게 행동한다. 심리적 부담은 매우 크지만 가끔 풀어져도 되는 부대원들과 달리 리더는 긴장을 해소할 길이 없지 않느냐”면서 “리더를 누르는 부담감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브래드 피트는 2002년 플랜비 엔터테인먼트라는 제작사를 설립해 영화 제작에도 발을 들였다. ‘퓨리’ 제작과 관련해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제작부터 각본, 감독까지 중요한 역할을 모두 해주어 나는 ‘명예 제작’이나 다름없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브래드 피트는 “제작의 매력은 아이디어 단계부터 그 아이디어의 구현을 위해 최상의 팀원을 찾는 캐스팅과 마지막 단계인 편집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제작하는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할리우드가 제작하는 상업적이고 트렌디한 영화보다는 가치가 있음에도 제작이 힘은 영화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가 돕지 않으면 영화화되지 않을 작품을 위주로 한다”고 밝혔다.
결실은 지난해 영화 ‘노예 12년’으로 맺었다. 미국 노예 제도의 참상을 알린 이 작품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시상식 창립 이래 흑인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브래드 피트는 이날 시상식에서 배우가 아닌 제작자 자격으로 무대에 올라 오스카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브래드 피트는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 영화는 세상을 보는 창이었다. 영화를 제작할 때 내가 영화에게 받은 감동을 반영하려고 한다”면서 “몰입도를 높이려고 노력했다. 영화는 독특하고 특별해야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내가 그 작품을 사랑하면 최소한 그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이 1명은 있다는 생각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했다.
브래드 피트는 최근 한국을 자주 찾게 된 이유로 “내가 개인적으로 한국을 좋아해서기도 하지만 한국 시장이 세계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세계 영화 시장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나라가 됐다”고도 했다.
브래드 피트와 한국을 찾은 로건 레먼은 “극한의 한계에서 연기했다. 내 한계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훌륭한 아티스크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게 됐다. 특히 브래드 피트에게는 근면 성실함과 남을 돌고도 돌려받기를 기대하지 않는 넓은 마음을 배웠다”고 했다.
레먼은 “한국 영화 ‘명량’의 명성은 익히 들었다. 우리 작품처럼 전쟁을 소재로 했다더라. 전투 장면이 대단하다고 들어 기대 중이다. ‘퓨리’의 전투 장면과 비교하면서 보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좋아하는 한국 감독으로 봉준호 감독을 꼽기도 했다.
브래드 피트의 방한은 ‘머니볼’(2011년), ‘월드워 Z’(2013년)에 이어 세 번째다. 로건 레먼도 ‘삼총사 3D’(2011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에 왔다. 당시 인기곡 시크릿의 ‘샤이 보이’를 수줍게 불러 ‘샤이 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영화는 2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