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외모지상주의에 빠져있는 항공사 승무원 채용문화

2014-11-11 17:25

[산업부 이소현 기자]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항공사 승무원하면 환한 미소, 아름다운 미모 등 외형적인 면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승무원의 외모는 항공사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고객은 승무원들의 외모만보고 항공사를 선택하지 않는다. 항공사가 객실 승무원 선발 시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니 모든 능력을 갖췄지만 외모때문에 승무원이 되지 못한 이들의 사연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인 에어부산이 객실승무원 지원시 이력서에 증명사진을 없앤다고 밝혔다. 얼굴보다 지원자의 열정 평가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외모를 중시하는 풍토를 없애겠다는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또 다른 차별사례가 불거졌다. 객실 승무원의 지원 자격 중 ‘신장 162㎝ 이상’ 조항이다. 유독 국내 항공사에만 있는 지원 자격이라 더 큰 반감을 일으켰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08년 3월 ‘합리적 이유 없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며 채용제도의 개선을 권고했지만 지금도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5개 항공사는 객실 승무원 지원 자격으로 신장 162㎝ 이상을 명시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객실 승무원은 위급상황에서 환자를 구해야하거나 짐을 실어야하는 선반이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키가 커야하는 등 직업적 특수성이 존재해 신장제한을 뒀다고 설명한다. 일리는 있다.

그러나 외모와 신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승무원의 업무에 임하는 자세와 실천력이다. 지난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추락사건 때 승무원들이 보여준 희생정신을 높이 사는 이유는 그들이 예뻐서가 아니라 일에 책임을 다했기 때문이다.

승무원은 단순 도우미가 아닌 기내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요원이다. 투철한 서비스 정신과 함께 책임감이 강해야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번 증명사진란 폐지와 신장 162cm 이상 제한 논란이 계기가 돼 외모 지상주의에 집착하는 항공사들의 승무원 채용문화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