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유가에 DLS 원금손실 주의보

2014-11-11 17:53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국제유가를 비롯한 주요 상품가격이 추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파생결합증권(DLS)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나 북해산 브렌트유 값은 각각 2011년, 20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며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WTI와 브렌트유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DLS는 2013ㆍ2014년 국내에서 각각 23개와 30개씩 총 53개가 발행됐다.

증권사별로는 유안타증권이 14개, 우리투자증권 25개, 현대증권 2개, SK증권 3개, 하나대투증권 5개, 하이투자증권 2개, 메리츠종금증권은 2개를 팔았다.

같은 기간 혼합형 DLS에는 공모와 사모를 합쳐 6조원 내외 자금이 유입됐으며, 기초자산을 원유로만 한정하면 약 1000억원이 들어왔을 것으로 추산된다.

DLS는 주가지수나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과 달리 금리나 원자재, 통화를 연계해 수익을 결정하는 구조로 돼 있다. 대체로 기초자산 값이 기준가 대비 85% 또는 80%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정돼 있는 이율에 맞춰 중도 상환이 가능하다.

국내 증권사가 최근 2년 새 발행한 DLS에서 원유 기준가는 배럴당 90달러 후반에서 100달러 초반이다.

이에 비해 WTI와 브렌트유는 현지시간 10일 각각 77.40 달러, 82.34 달러를 기록했다. 이미 기준가 대비 85%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유가가 한동안 오르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는 점도 DLS에 대한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중국이 최근 내놓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6%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판매하는 원유 가격을 인하하는 조처를 내렸다. 쿠웨이트도 석유를 감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아 유가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다만 DLS 손실 우려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출렁일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원유 수요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에 제값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