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타결] 석유화학업계, 기대감 높았지만 실익은 '글쎄'

2014-11-11 16:01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큰 기대감이 보였지만, 실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현재 우리나라 석유화학제품의 최대 수출처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대중국 무역에서 우리나라는 석유제품 21억달러(전체 수출액의 3.6%), 석유화학제품 87억달러(15.6%)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특히 국내에서 생산된 석유제품의 18%, 석유화학제품의 45%가 중국으로 수출될 만큼 석유화학업계의 중국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애초 업계는 한중 FTA 타결로 석유화학제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사라질 경우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현재까지 파라자일렌(PX)과 같은 국산 업스트림 석유화학제품에 대해 2%, 합성수지 등 다운스트림 제품에 5.5∼6.5%의 관세를 적용했다. 석유화학제품의 평균 관세율은 3.9%로 대한국 평균 관세율 3.2%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관세가 철폐될 경우 우리나라의 연간 무역수지가 15억달러 이상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 한중 FTA 체결의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석유화학 주력 수출상품인 PX와 텔레프탈산(TPA) 등은 양허에서 제외됐다. 국내 생산량의 40% 이상을 수출하는 PX가 초민감품목에 들면서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되자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에틸렌과 나프타는 각각 10년 내, 15년 내 관세 철폐 품목이 됐다. ABS수지도 20년 내 관세가 철폐되는 민감품목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원산지 규정 강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익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협상 막판 원재료나 부품을 수입해 한국에서 가공하는 경우 국내에서 생산한 부가가치의 비중이 품목별로 60%를 넘어야 한국산으로 인정하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원가의 50% 이상을 수입원유가 차지하는 우리나라 석유화학 제품은 한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중국이 석유화학제품의 자급률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제품의 경우 현재 관세가 0~1% 불과하다"며 "관세 인하에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한중 FTA 타결이 석유화학업계의 수혜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관세 혜택에서 제외될 위기에 처해 실익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