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특수강 ‘독이 든 성배’ 되나 매각 두고 설왕설래
2014-11-09 08:03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포스코특수강 매각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포스코특수강 노조가 매각을 반대하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고스란히 세아그룹이 떠안을 수 있고, 매각 자체가 불발 될 경우 권오준 회장 이미지에 치명타가 예상돼 부정적인 기류만 확대되고 있다.
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특수강 매각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5일 포스코측 협상결과 합의점 도출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가 주장하는 내용은 이렇다. 고용승계와 더불어 5년간 고용유지, 그리고 매각대금의 10%를 위로금으로 달라는 것이다.
만약 시장에서 제기중인 1조1000억원 가격으로 매각이 성사 될 경우 비대위는 1100억원을 위로금으로 가져갈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재 포스코특수강 직원 현황은 약 1200여명 선으로 1인당 1억원 안팎의 위로금을 챙길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철강업계는 포스코특수강 비대위의 강경대응으로 포스코와 세아그룹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는데 입을 모은다. 알짜 계열사 매각에도 포스코가 더딘 행보를 이어가며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고, 향후 발생할 리스크 역시 세아측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계열사 중 가장 알짜로 분류되고 있는 포스코특수강 매각이 진통을 겪으면서 매각을 전두지휘한 권오준 회장의 경영에 흠집으로 남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만일 비대위측의 요구조건을 포스코가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세아그룹이 안고가야 할 짐이 많아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업계의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 될 경우 세아그룹은 근로 인원만 떠맡는 꼴이 되고, 향후 매각을 한다 해도 현금화가 어려운 무형자산만을 안고가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또 포스코는 헐값 매각 지적에 자유로울 수 없는데다 비대위측과의 마찰은 더욱 격화 될 수 밖에 없다.
철강업계는 포스코가 계열사 매각이라는 용단을 내린 상황에서 노조측과의 마찰이 지속될 경우 부정적인 이슈만 확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즉 노사간 타협을 위해 서로 한 발 물러서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아그룹의 경우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한다면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산업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며 “세아그룹은 특수강 부문에 있어 경쟁력을 가진 회사고, 포스코특수강 역시 세아와의 합병으로 가동률 증가와 그로 인한 시너지가 기대되는 만큼 소모적 논쟁보다 업계 재편이라는 큰 틀에서 합의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