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예 신주환, ‘터미네이터’를 꿈꾸던 ‘패션왕’
2014-11-07 15:28
6일 개봉한 ‘패션왕’(감독 오기환·제작 와이랩 노마드필름)은 신주환의 첫 상업영화 출연작이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패션왕’에서 주인공 우기명(주원)의 든든한 조력자 김창주 역을 맡은 신주환을 개봉일 오후 5시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났다.
신주환에게 있어 연기자란 어릴 적부터 꿈꿔온 길이다. ‘터미네이터’를 보면서 그 속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한 어린 신주환은 남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재미를 일찍부터 알았다. 장기자랑이 있는 날이면 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사람들의 반응에서 기쁨을 얻었다. 자연스레 배우가 되고 싶었다. 부모님에게 꿈을 털어놓았을 때 반응은 긍정적이지 못했다. 보장되지 않는 ‘성공’은 부모 입장에서 ‘불안한 길’이었다. 하지만 신주환은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성적이 오르면 하고 싶은 일을 허락하겠다는 말에 성적을 올렸다. 예고에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다시 한 번 설득했다. 우선 성적에 맞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어쩔 수 없이 진학했다. 부모님께 허락을 받기 위해 계속 성적을 올렸다. 고등학교 시절 단편영화 동아리가 있었던 게 행운이라면 행운이었다. 연기에 대한 꿈이 식을 수 없다고 생각한 신주환은 수능이 끝나고 부모님 몰래 연기학과에 지원했다. 주변의 만류를 모두 뿌리치고 결국 원하던 학과에 들어갔다.
“그때부터 치열하게 연기에 몰두했죠. 집이 서울이지만 학교 앞에 하숙집을 구했어요. 학교에서 영화작업하고, 연극도 하고. 학교, 집, 학교, 집. 어렵게 들어간 원하던 학과라 잘해야 하고, 그래야 뭐든 될 것 같았어요.”
“얼떨떨했다”는 신주환은 “신인이 하기에는 큰 역할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면서 “같은 소속사인 주원과 고경표 등 독립영화에서 연기력을 키워 상업영화로 넘어온 친구들이랑 대화를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같은 작품에 출연하다보니 현장에서 조언도 많이 얻었다. 신인의 패기로 너무 힘을 줘 얼었던 그에게 주원은 응원했고 출연진과 제작진의 배려로 현장이 익숙해졌다.
신주환은 창주의 성장과 자신의 발전을 동일시했다. “첫 등장부터 창주가 커가는 만큼 저도 발전한다고 생각했다”며 “처음에는 신인으로서 현장에서 인사를 잘했는지 외적인 걱정이 많았는데, 점점 ‘내가 잘해야하고 잘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자연스럽게 창주에게 녹아들어갈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어머니는 거의 매일 연락을 주세요. 기사를 봤다고도 하시고요. 몸이 좀 좋지 않으셨는데 저와 관련된 기사를 보시고 기뻐하시는데 제가 더 기쁘더라고요. VIP시사회에 어머니랑 누나를 초청했어요. 어머니는 거의 말을 잇지 못하셨죠. 축하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 누나는 상당히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보는 편이라(웃음). 결과는 두고봐야겠다고 하더라고요. 무엇보다도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어간다는 점에서, 크지 않아도 부모님께 효도를 시작할 수 있다는 면에서 매우 뿌듯합니다.”
요즘 들어 상상 속에서 그려왔던 일들이 벌어진다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한 신주환. 그는 지금의 감사함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스타가 아닌, 진정성 있는 연기로 감동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