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에너지기업 해외자원개발시장 싹슬이...국내 에너지공기업은 줄줄이 철수

2014-11-06 17:00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최근 중국이 해외자원개발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는 반면, 국내 에너지공기업들은 속속들이 해외 사업을 접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공기업들은 MB정부의 자원외교 활성화 정책에 따른 무리한 투자로 인해 막대한 부채를 떠앉으면서 지금의 경영악화로 이어졌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너지·자원의 97%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단순히 부채감축을 위해 섣불리 해외자원개발에서 손 떼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지원 아래 해외자원개발에 열을 올리는 중국과의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어 경쟁국으로서의 입지도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6일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중국 국영 에너지기업이 해외 석유·가스 M&A에 투자한 금액은 4년간(2010∼2013년) 총 1200억달러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30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해외 자원개발 시장을 사실상 싹쓸이하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 기업의 석유·가스 M&A 실적(2012년 금액기준)에서도 중국의 차이나 파워는 여실히 드러났다. 1위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을 비롯해 2위 시노펙, 6위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 등 중국 에너지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들 에너지기업들은 석유·가스 등 전통자원은 물론 셰일가스·타이트오일 등 비전통자원까지 투자하고 있다. 미국 셰일가스 지분투자만 봐도 2011년 13억달러, 2012년 29억달러로 매년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반면 석유공사 등 국내 주요 에너지공기업은 오는 2017년까지 총 6조3000억원의 해외투자자산을 매각할 방침을 세웠다. 현 정부 들어 과거 MB정부의 해외자원개발 부실 투자론이 불거지는 동시에 고강도 경영정상화에 따른 부채감축을 위해서다.

실제 MB 정부시절 에너지공기업들이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한 규모는 43조원에 달하지만, 현 정부 들어 손실액만 5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내고 있다.

문제는 현재 경제성에만 입각해 해외사업을 매각할 경우 지분을 헐값에 넘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해외 연간 원유 수입액도 1000억달러가 넘는 등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의 처지를 감안했을때 에너지·자원 개발의 중요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해외자원개발사업의 부실한 투자는 바로잡되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우인터내셜과 석유공사의 합작품인 '동해-1 가스전' 사례를 봐도 10년간의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투자금의 10배가 넘는 10억달러를 회수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자원개발율은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라면서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에너지자원개발이 정부 지침에 무작정 휩쓸려가서는 안 될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