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 등 340개 다국적기업, 룩셈부르크 통해 수십억불 탈세 정황 포착
2014-11-06 14:53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 펩시와 이케아, 페덱스, 코치, 도이체방크 등 다국적 기업 340곳이 룩셈부르크 조세당국과 비밀거래를 통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룩셈부르크 조세당국은 그러나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5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 조세당국과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간 과세 규정 문서 등 2만80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내부 문서를 분석해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다국적 기업 340곳은 본사를 뒀거나 기업활동이 활발한 국가에서 발생한 수익 수천억 달러를 세율이 낮은 룩셈부르크로 옮겨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절감했다.
가령 미국 멤피스에 본사가 있는 페덱스는 멕시코와 프랑스, 브라질 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홍콩을 거쳐 룩셈부르크에 설립한 자회사 2곳으로 이전시켰다.
페덱스는 룩셈부르크 당국과 사전에 합의에 따라 이같이 이전한 수익에 대해서는 0.25%의 세금만을 납부했다.
캐나다 공무원 연금은 독일의 부동산 관리 법인과 룩셈부르크 자회사 간에 복잡한 대출관계를 만들어 룩셈부르크에 최소한의 세금만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회계법인 중 한 곳인 PwC가 이들 다국적 기업들에 자문을 제공했으며, 이 과정에서 룩셈부르크 조세당국이 작성한 과세 규정 문서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총 548건에 달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룩셈부르크 조세당국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니콜라스 마켈 룩셈부르크 재무국장은 ICIJ와의 인터뷰에서 "룩셈부르크의 조세 시스템은 경쟁력이 있다"면서 "불공정하거나 비윤리적인 행동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