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업 임원들을 위한 정숙한 전륜 세단, 아슬란
2014-11-06 15:01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최고급 전륜세단'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30일 제네시스와 그랜저의 중간격인 아슬란을 출시하며 내세운 것은 자사 전륜구동(앞바퀴 굴림) 세단 중 최고급이라는 점이었다.
아슬란의 상위 모델인 에쿠스와 제네시스는 모두 후륜구동(뒷바퀴 굴림)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주행성능 보다는 정숙함과 승차감에 초점을 맞췄다는 이야기다. 전륜구동 차량은 후륜구동에 비해 실내공간 확보가 용이하고 겨울철 눈길이나 빙판길 등에서 상대적으로 덜 미끄러지는 장점이 있다. 또 후륜구동 차량에 비해 생산 단가가 낮은 장점도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 같은 부분을 인지하고 아슬란이 전륜구동 차량임에도 정숙성과 승차감을 가장 강조했다.
과연 직접 아슬란의 운전대를 잡은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장점 역시 정숙성과 승차감이었다.
승차감 역시 부드러움에 최대한 초점을 맞춘 듯 했다. 단단한 느낌의 독일제 수입차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부드러운 승차감은 직접 운전을 하지 않는 법인 고객들이 선호할 만 했다.
시속 140㎞가 넘어도 확실히 그랜저나 쏘나타 등 아래급 현대차 모델들에 비해 조용한 느낌이 강했다.
전면 윈드쉴드 뿐 아니라 앞 뒤 도어 유리에도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했고, 엔진룸 및 주요부위에 흡차음재를 확대적용했다고 설명한 현대차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느낌 이었다.
실내공간도 아슬란의 장점이다. 전륜구동을 택한 만큼 뒷좌석의 공간은 부족하지 않을 만큼 넓었고, 특히 트렁크 공간 역시 시원스러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의 트렁크에 골프백 네 개, 보스턴 백 네 개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점도 분명했다. 승차감과 정숙성에 집중했던 만큼 주행성능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스포츠와 노멀, 에코 등 세 가지 드라이브 모드가 있었지만 각 모드에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스포츠모드로 설정해 놓고 자유로에서 엑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아봤지만 RPM이 올라가는 속도와 엔진음에 비해 치고 나가는 가속감은 부족했다. 전륜 최고급 세단을 표방한 아슬란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실내인테리어 역시 아쉬웠다. 센터페시아는 신형 쏘나타와 제네시스를 합쳐 놓은 느낌이었고, 도어 인테리어는 그랜저와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특히 갈색의 우드그레인은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까지 들었다.
최근 현대차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인 연비역시 고속 주행이 주를 이뤘던 코스였음에도 리터당 10.5km를 기록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 시승은 파주 출판단지에서 임진간 평화누리공원을 왕복하는 약 90km 코스로 진행됐으며 시승 모델은 최고급 트림인 G330 익스클루시브였다.
아슬란은 현대차가 40~50대의 전문직이나 기업 임원들을 겨냥한 모델이라고 설명한 대로 그에 맞는 장단이 분명한 차다.
그랜저를 타기엔 아쉽고 제네시스를 선택하기엔 부담스러운 상무급 임원들에게 넓고 조용한 아슬란은 더 없는 대안이 될 듯 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이 아슬란을 선택할 만큼 차별성과 매력을 지녔는지는 의문이다.
아슬란의 판매가격은 람다Ⅱ V6 3.0 GDi 모델이 △G300 모던 3990만원이며, 3.3 모델은 △G330 프리미엄 4190만원 △G330 익스클루시브 45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