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B2B 전자상거래의 현재와 미래

2014-11-05 16:37


남인봉 인터파크 아이마켓코리아 CFO(상무)

우리나라의 B2B 전자상거래는 인터넷 보급이 확대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시도된 2000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시기에 시도된 비즈니스 모델 중에서 '기업소모품(MRO) 구매대행 사업'은 대기업의 업무효율화를 위한 '업무처리 아웃소싱' 차원에서 출발했다. 계열사 또는 부서별로 각각 이루어지던 소모품 구매업무에 대해 외부의 전문 기업을 이용하거나 또는 직접 계열사를 설립해 공동으로 '잘 사자'라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다.

이후 구매대행 사업은 꾸준히 확대되어 최근 국내 매출액 기준 상위 500대 이내 기업의 대부분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제품의 탐색부터 구매, 결제 및 배송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전자상거래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B2B의 경우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인터넷 인프라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발달해 있고,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가 거의 최초로 시도되는 환경임을 고려할 때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일본시장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와는 달리 B2B 전자상거래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에는 각각 100년, 50년의 역사를 가진 산업재 유통회사인 그레인저(grainger)와 패스널(fastenal)이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한 이후 전자상거래로 확장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그레인저의 전자상거래 매출은 31억달러로 전체매출의 33%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꾸준하게 기록한 결과이다.

이같은 시장 성장에 주목해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2012년 아마존서플라이(amazonsuplly)라는 B2B 서비스를 오픈한 이후 지속적으로 영역을 확장, 현재는 220만품목에 이르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일본도 2012년 야후재팬이 기업용자재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스쿨(askul)에 지분투자와 사업제휴를 하면서 새롭게 진입했다. 미국 그레인저의 일본 자회사인 모노타로(monotaro)는 최근 10년간 매년 평균 30% 이상의 놀라운 매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농업용자재 등으로 취급품목을 확장하고 있다. 

1996년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인 인터파크 오픈 이후 우리나라의 B2C 전자상거래는 경쟁과 발전을 거듭해 이제는 연간 30조원 이상이 인터넷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의 편익과 공급자의 새로운 판로 개척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는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경북 영덕에 있는 선장으로부터 대개를 직접 구입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B2B 전자상거래에 있어서 미국은 그레인저나 패스널과 같은 오프라인 강자가 기존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자상거래로 확장하면서 시장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시장을 주도하는 뚜렷한 사업자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 이제부터는 지금까지와 다른 상황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인터파크, 지마켓, 11번가와 같은 주요 B2C 전자상거래 사업자가 B2B 전문몰을 오픈하거나 판매품목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해외 주요 산업재 유통기업이 한국에 진출해 B2B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산업재 유통기업 또한 인터넷으로의 확장을 시도중이다. 

한국 시장의 B2B 전자상거래 잠재시장은 연간 70조원 규모다. B2B 전자상거래 시장은 통상 B2C의 2배 정도로 추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B2B에서도 카테고리별 전문몰형, 오픈마켓형, 소셜형 등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할 전망이다. 고객과 생산자 그리고 중소유통상 등 각 참여자 모두가 윈윈하는 플랫폼이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