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외투자규모 12년래 40배 증가...‘자본 순유출국’ 가능성 커져

2014-10-31 10:41

[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대규모 글로벌 인수·합병(M&A) 열풍과 함께 기업들의 활발한 해외투자러시가 이뤄지면서 중국 투자의 영향력이 점점 더 많은 국가로 확대되고 있다.

31일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은 상무부의 집계를 인용, 중국의 해외투자 규모가 12년간 40배나 증가했으며, 중국의 해외직접투자 유동 규모는 전 세계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2002년 27억 달러에 불과했던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 규모는 2013년 1078억 달러로 급증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ODI의 연평균 증가율은 36.5%에 달한다.

잔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중국의 ODI가 2004년 449억 달러의 14배에 달하는 6604억8000만 달러를 기록, 2012년 세계 13위에서 11위로 올라섰다. 아울러 지금까지 총 2만5000개의 기업이 해외투자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중국의 해외투자가 늘고 있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1999년부터 시작된 중국 당국의 '저우추취(走出去·해외투자)' 전략에 따른 해외 진출 중국 기업의 증가와 함께 전력설비, 전신설비, 선박, 고속철 등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 인프라기술 수요 시장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중국이 오는 2025년까지 영국의 인프라 부문에 1050억 파운드를 투자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2005년부터 2013년 사이에 영국에 모두 117억 파운드를 투자한 상태며, 특히 올해 상반기 영국 인프라 부문에 들어온 중국 자금은 20억 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의 해외투자가 급증하면서 올해 중국의 ODI가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를 넘어서면서 ‘자본 순유출국’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ODI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증가한 750억 달러에 달한 반면, 같은 기간 FDI 규모는 874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싱크탱크인 '중국과국제화'는 최근 '중국기업 국제화 보고서(2014)'를 통해 중국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고 대형 글로벌 M&A 등에 나서면서 이르면 올해 해외직접투자가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 국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750달러를 넘으면 해외 직접투자액이 뚜렷하게 늘고 점점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중국의 1인당 GDP가 이미 6700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에 올해 자본 순유출국 대열에 합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샹천(張向晨)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올해 중국의 ODI가 10% 가량 증가해 1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의 해외 투자액이 중국으로 들어오는 외국 자본 규모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만약 올해가 아니면 가까운 장래에 자본 순유출국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