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CEO 팀쿡의 게이 선언 … 미국내 동성애 인정에 불지필까

2014-10-31 07:09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의 '커밍아웃'은 현재 미국에서 부는 동성애 인정 확산에 촉매제 노릇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세계 언론들은 전했다. 

전 세계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애플 총수의 자기 고백은 여타 공인의 발언과 비교할 때 남다른 무게를 지니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자리에서 동성애자를 줄곧 지지해 온 쿡이 동성애자임을 공개 선언한 것은 최근 급속도로 바뀐 미국 내 분위기 덕분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25일 미국 법무부가 알래스카, 애리조나, 아이다호, 노스캐롤라이나, 웨스트버지니아, 와이오밍 주의 동성결혼을 추가로 인정함에 따라 미국 50개 주에서 동성 결합을 인정하는 주는 특별행정구역인 워싱턴DC와 32개 주로 늘었다.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6월 '결혼을 이성 간 결합'이라고 규정해 동성 결합한 커플의 각종 경제 혜택 향유를 막는 1996년 결혼보호법(DOMA)에 대해 평등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리고 이달 초 5개 주의 동성 결혼 금지 상고를 각하하면서 동성 결혼 인정 요청은 그야말로 들불처럼 미 전역에 번졌다.

동북부 매사추세츠 주가 2004년 5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이래 2000년대 말까지 손에 꼽을 정도이던 동성 결혼 인정 주는 2013년 8곳, 2014년 16곳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동성 결혼 인정 주의 인구는 미국 전체 인구의 61.4%(약 1억9400만 명)를 차지한다.

동성 결혼을 금지한 주는 중북부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네브래스카 3개 주와 남부 보수 '바이블 벨트'인 조지아,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테네시 주 등으로 10년도 채 안 돼 소수로 전락했다.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연방지방법원이 무더기로 동성 결혼을 인정한 것에 불복한 각 주 정부가 연방항소법원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이나 현 추세라면 다양성과 평등 강조 차원에서 동성 결합을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미 언론들은 쿡의 당당한 동성애자 선언은 미국 사회가 인권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을 거둬들이고 다양한 문화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