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위기의 삼성 구하기… 실무접촉 확대 ‘광폭행보’
2014-10-28 14:04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이재용 부회장이 글로벌 사업 협상을 강화하며 위기의 삼성 구하기 ‘광폭 행보’를 벌이고 있다.
예전엔 입원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그룹 얼굴 역할을 수행하는 의미가 강했다면, 최근엔 실무 접촉을 늘리며 구체적인 사업 해법을 강구하는 게 특징적이다.
28일 삼성 및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저녁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중국과 일본의 주요 금융사 사장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따라서 이번 만남은 삼성전자가 아시아권으로 금융서비스를 확대 추진하기 위한 사업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 추측 가능하다.
최근 삼성, 애플을 비롯한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굴지의 기업들이 금융서비스를 확대해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으며, 금융업계로서는 차세대 IT‧금융 융합사업 발굴을 위한 러브콜을 고대하는 분위기다.
이에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이익이 급감하고 이 회장이 장기간 입원 중인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오너 공백을 메우는 경영 안정감을 내비쳐 대외 신뢰도를 회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와 조 케저 지멘스 회장도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실무 접촉을 늘려왔다.
삼성전자에 페이스북은 가상현실기기 등 신규 사업에서 든든한 사업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향후 모바일 결제와 헬스케어 등의 신사업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멘스와는 삼성물산의 발전사업 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그룹사를 두루 챙기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로서는 헬스케어 영역에서 세계 3대 의료기기 업체인 지멘스의 노하우가 유용하다.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했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이 부회장에 의해 재가동 하는 움직임이다.
삼성그룹은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이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등이 이미 (이 회장 입원 이전인) 올 초에 결정된 것으로 당분간 합병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한동안 지배구조개선 작업이 멈추는 듯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금융계열의 지주회사격인 삼성생명의 주주가 될 준비를 하면서 재계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 0.1%씩을 취득하려고 금융당국에 승인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지분 인수 대금은 지난 6월말 삼성자산운용 지분 7.7%를 삼성생명에 넘기고 확보한 현금 252억원으로, 지배구조개편의 연장선으로 보여진다.
삼성생명은 에버렌드,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의 핵심 계열사로서,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 처음 오르게 된다. 따라서 이 부회장이 경영 안정성 강화와 더불어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끊김 없이 이어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상속으로 인한 지분 변화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연결고리가 흔들릴 수 있다”며 “그런 맥락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 대주주로 올라서기 위한 지분 정지작업의 시작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