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문 변호사, “아버지 문전박대 사실 아니다”, 효성그룹, “안타깝다”
2014-10-28 13:54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로 그룹 불법비리 혐의로 가족들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조현문(전 효성 부사장) 변호사는 “아버지를 문전박대한 사실이 없다. 오히려 가족이 저에게 누명을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효성그룹은 “고령에 건강까지 안 좋은 아버지에 대해 자식된 도리가 아니다”며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 변호사는 28일 언론사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저는 2011년 9월 효성그룹의 불법비리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이를 바로잡다가 부친이신 조 회장(이하 회장님)의 명령으로 그룹에서 쫓겨났고 2013년 회사를 떠났다. 이후, 효성그룹의 경영진, 즉 회장, 조현준 사장(조 변호사의 형), 조현상 부사장(조 변호사의 동생), 전문경영인들은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본인에게 누명을 뒤집어 씌우려는 행동들을 서슴지 않았고 그룹의 홍보실까지 동원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본인을 음해해 왔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작년에 제가 출국금지를 당해 한국에서 검찰 수사를 받는 수개월간 저는 집에 거주하지 않았고 회장께서는 아주머니만 혼자 계신 빈 집에 비서 2명을 대동하고 들어오셨다”며 “아주머니는 남자 셋이 늦은 밤 갑자기 집안에 들어온 것에 대해 너무 놀랐고 그 이후에도 한동안 벨소리만 들으면 심장이 뛴다고 하셨다. 회장께서는 집안을 다 돌아보신 후 제가 살지 않는 것을 확인하시고 가셨다. 이것이 시중에 유포된 ‘문전박대’의 진실이다“고 밝혔다.
또한, “제가 금년 7월 잠시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제가 서울에 있다는 사실을 탐지하신 회장께서 7월 23일 오전 9시 저희 집에 비서 2명을 대동하고 들어오셨다. 제가 회장에 의해 그룹에서 쫓겨난 지 거의 3년 만의 첫 만남이었다. 회장님은 언론에서 보도된 것과는 달리 매우 건강하셨으며 대화는 50분간 지속되었다”며 당시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이에 조 회장은 “(비자금 계좌를 네게 뒤집어 씌우려고) 그런 적 없어. 뒤집어 씌우려 한 적 없어. 건방지게 왜 대들어. 불법비리 없어. 있든 없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 이 집안은 내가 다스려. 나한테 맡겨”라고 말했다.
이에 조 변호사가 “저는 그룹의 불법비리가 싫어서 이 집안, 이 가족 떠났고 이 그룹, 이 가족의 불법에서 자유롭고 싶으니 놓아 주십시오”라고 말하자, 조 회장은 “가족문제는 부모한테 맡기라고 했잖아”라는 말씀만 되풀이했다고 그는 전했다.
조 변호사는 “3년이 지난 지금도 횡령, 배임, 불법비리 아무것도 바뀐 것 없습니다. 불법비리를 아버지라는 권위로 강요하지 마십시오. 아버지, 그건 가족이 아니고 마피아입니다. 그것은 범죄이고 부도덕한 행위입니다”라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이러한 대화는 3년 전 제가 그룹 내 심각한 불법비리들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이에 대한 감사를 추진하다 회장님에 의해 쫓겨났을 당시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로써 회장의 방문이 효성그룹의 주장처럼 ‘병든 아버지가 아들을 보고 싶어 찾아온’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룹 내 불법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진실을 알고 있는 저를 회장의 권위로 겁박하여 입막음하러 오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단정했다.
그는 “그동안 검찰, 국세청 등의 조사로 이미 일부 불법이 드러난 것을 전혀 인정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책임감을 느끼지도 않는 회장의 이러한 모습에 비애를 금치 못하였고, 당신이 직접 내쫓은 아들을 3년 만에 만난 자리에서 예전과 전혀 달라진 바가 없이 진실 은폐와 겁박만을 일삼으시는 비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접하면서 아들은 고사하고 한 인간을 어떻게 이렇게 취급하실 수 있나 하는 참담함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 변호사는 “효성그룹이 차후에도 계속해서 사실왜곡과 거짓말로 저를 음해하고 언론을 호도할 경우, 저는 회장과의 대화의 추가 내용 등 더 많은 진실들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효성그룹은 조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고령에 건강까지 안 좋은 아버지에 대해 자식 된 도리가 아니다. 자신을 낳아주고 키워주신 부모에 대한 일련의 행위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