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신용카드 보급이 급속도로 이뤄졌다. 내수를 진작시켜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는 정책의 일환이었다. 카드를 사용하면 추첨을 통해 상금을 주기도 하고, 1년 동안 카드사용금액을 정산해서 소득공제도 해주었다.

이런 정책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은 크게 늘어났다. 때마침 열린 월드컵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은 더욱 늘어났고, 덕분에 소비는 살아나고 경제도 좋아 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런 카드사용은 곧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연체가 급속도로 늘면서 부실이 생겼고, 2004년 무려 400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가 생겨났다.

신용불량자의 재기를 돕기 위해 개인워크아웃, 회생, 파산 등 이른바 패자부활전이 시작됐고 부채의 늪에서 빠져나온 연체자들은 비로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졌다. 신용불량 400만 시대가 가고 가계부채 1000조 시대가 됐다.

신용카드는 더 많은 혜택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끝없이 오르는 전세가격과 월세시대의 시작은 서민들을 또다시 부채의 늪으로 안내하고 있다.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힘들면 제2금융권, 그 다음 대부업체를 찾아간다.

대부업체는 광고를 통해 의외로 우리의 귀에 익숙해져 있다. 대출을 거절하는 은행은 차갑고 야속하지만, 대부업체는 따뜻하고 친절해 자연스레 문턱이 낮아진다.

가계부채 1000조 시대가 과거와 다른 점은 신용불량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구원투수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햇살론,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 등 저신용·저소득자의 생계자금과 고금리 대출을 전환해 주는 서민금융이다.

대출의 늪에 빠졌다면 이런 살인적인 20~30%대 금리를 10%대 금리로 전환해서 숨통을 열어주는 바꿔드림론이나 햇살론 같은 서민금융을 잘 활용해야 한다. 고금리 대출을 10%대로 전환하면서 시간을 벌 수있으니 말이다.

과거 바꿔드림론을 이용했던 사람이 다시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다 햇살론 전환대출을 신청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추가로 생계자금을 신청하는 경우도 많다.

최소한의 소득증빙만 가능하면 자영업자들도 운영자금으로 대출 받아 급한 불을 끌 수있다. 그래도 10%금리로 빌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급한 불을 끄는 것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조영경 희망재무설계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