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원유부두 충돌 피의자 줄줄이 실형 구형

2014-10-27 14:57
검찰 "조직적으로 유출량 축소한 GS칼텍스 사회적 역할 저버렸다"

지난 1월 31일 오전 오전 9시 35분께 전남 여수시 낙포동 원유 2부두에서 30만t급 대형 유조선이 부두에 접근하던 중 육지로 원유를 이송하는 시설인 잔교를 충돌, 원유가 유출되고 있다.[사진제공=여수해경]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지난 1월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 사고와 관련해 검찰이 도선사와 조직적으로 증거 조작을 시도한 GS칼텍스 공장장 등 5명에 대해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7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운항 부주의로 선박과 부두 시설물을 파손하고 기름을 유출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상 등)로 기소된 우이산호 도선사 김모(64)씨에게 징역 4년, 사고 선박 선장 김모(37)씨에게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들은 지난 1월 31일 오전 9시 35분께 여수시 낙포동 GS칼텍스 원유2부두에 접안하는 과정에서 선박의 안전 속력을 제어하지 못한 과실로 송유관 등을 들이받아 사람을 다치게 하고, 원유와 나프타 등을 유출해 인근 해상과 해안을 오염시킨 혐의다.

적절한 초기 방제조치를 방해하고 증거인멸 등을 시도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로 기소된 GS칼텍스 생산1공장장 박모(54)씨는 징역 3년을, 원유저유팀장 김모(55)씨 징역 2년,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해무사 신모(47)씨에 대해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또 사고 선박인 우이산호 소유자 오션탱커스(주)와 GS칼텍스(주) 법인에 대해서는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사고의 관행을 단절하고 대기업이 유출량을 축소하는 등 사회적 역할을 저버렸다"며 "이 사건을 엄벌에 처함으로써 앞으로 일어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구형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GS칼텍스는 조직적으로 유출량을 속이는 등 허위신고를 했다"며 "이 때문에 사고 초기 해경 등 국가기관이 유출량을 제대로 산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사고로 인해 여수 앞바다에는 원유를 비롯한 유독물질인 나프타와 유성 혼합물 등이 최대 약 75만4000ℓ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사고 초기 GS칼텍스는 드럼통 4개 분량인 800ℓ만 유출된 것으로 축소 발표해 언론 보도를 유도하고 인체에 유해한 나프타 유출 사실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