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유턴입학’과 청춘의 ‘꿈’ - 이우권 인덕대학교 총장
2014-10-26 18:00
하지만 정작 자신의 꿈은 잊은채 학벌과 스펙에 매여 4년제 대학에 진학한 청년들이 전문대로 재입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놀랍다. 또한 남다른 열정을 지닌채 전문대 문을 두드리는 직장인이 많다는 사실도 눈 여겨 볼 사례이다.
실제로 올해 초 교육부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전국 전문대 137개교의 2014학년도 입시 결과에 따르면 대졸자로 전문대에 새로 입학한 ‘유턴 입학생’이 1,283명(등록자 기준)에 달해 전년도 대비 2.4% 늘었다. 매년 1000명 이상의 대졸자가 전문대에 다시 입학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전문대로 유턴하는 청년이 늘고 있는 이유는 전문성과 실무여건 때문이다.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 불리는 전문대의 경우 보통은 취업률 중심으로 평가·인지 되지만 유턴 입학생에게 전문대는 또 다른 차원이다.
그들에게 전문대는 막연한 꿈이 아닌 실질적인 꿈을 이룰 수 있는 장이된다. 본인만의 기술과 감각을 빠르게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생직장·평생직업의 개념이 무의미해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자신이 꿈꾸는 또 다른 방향의 진로로 전문적인 역량을 쌓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는 것이다.
특히 전문대가 강한 것은 산업체가 참여하는 실용적 교육과정 때문으로 막연한 이론 중심에서 벗어나 현장중심의 직업교육과 산업협력을 통한 맞춤형 교육 등이 전문역량의 실효성을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산업 수요에 특화한 이색 학과가 신설되면서 졸업 후 곧바로 전공을 살려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늘고 있다. 갈수록 전문성이 높아져 보다 효과적으로 전공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추세다. 이 같은 차별화된 커리큘럼이 청년들로 하여금 못다 이룬 자신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지름길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유턴 입학생이 늘고 있는 것은 대학 선택시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대한 고민이 부족 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청소년 시절부터 진로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지 못한 채 입시와 취업의 관문을 넘기 위한 공부만을 해오다 대학 입학 또는 사회에 진출 이후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의 청소년들이 처음부터 자신의 꿈에 대한 확신으로 적합한 대학 및 학과를 선택할 수 있길 바란다. 그렇게 됐을 때 조금 더 빨리 흔들림 없는 ‘나만의 궤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간판보다 실력이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실력만 쌓을 수 있다면 꿈을 꿈으로만 남기지 않아도 되는 시대다. 안전제일 직업관을 벗어던지고 자신이 원하는 또 다른 길을 걸으며 잡프런티어의 주역이 돼보자.
유턴 입학생들이 보여준 배움에 대한 열정,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용기면 충분하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색다른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꿈은 완성이 아닌 시작이어야 한다. 안정된 직업과 경제적 성공이 최고의 가치처럼 받아들여지는 현 사회에서 저 멀리 밀어둔 꿈을 지금부터라도 다시 꺼내보자.
시기에 맞는 공부란 있을 수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공부에는 때가 없다.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그것이 ‘특별한 내 일’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여기서 전문대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