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치는 국제유가, 어디까지 떨어지나?

2014-10-16 18:22

국제유가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1여년 만에 반전 하락한 주된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휘발유 가격이 지난달 2.6% 급락해 18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것이다. 휘발류 가격과 식품 가격(-0.7%)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과 변함이 없었다.

최근 국제유가는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0달러(1.2%) 하락한 81.96달러에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장중 한때 80.01달러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런던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 가격의 하락폭은 더욱 가팔랐다. 이날 브렌트 11월물 가격은 배럴당 1.26달러(1.5%) 추락한 83.78달러로, 2010년 11월23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보통 유가가 내려가면 소비자들이 닫힌 주머니를 열고 주가가 상승하는 이른바 '부의 효과'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의 유가 하락은 상황이 다르다. 세계 원유소비를 견인한 신흥시장의 수요 부족 등 글로벌 수요부진 자체가 원인으로 지목되기 대문이다.

유가하락에 따른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즉, 지금의 유가하락은 경제전반에 걸친 수요가 감소될 것이라는 신호탄 과도 같다는 얘기다.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석유수요 감소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 석유수요 전망치를 전월 전망보다 각각 하루 25만 배럴, 9만 배럴 하향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유 생산량은 점차 급등하는 추세여서 문제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셰일오일 등 비전통적 원유생산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올 연말까지 90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일일 원유생산량인 1000만배럴과 맞먹는 수치다.

미국의 산유량 증가와 맞물려 석유수출국기구(OPEC) 또한 고객잡기 경쟁 차원에서 원유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 8월 기준 OPEC의 원유 생산량은 일일 3100만 배럴을 돌파하며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적정수준 보다 200만 배럴 가량 많은 수치다.

공급은 넘쳐나지만, 수요가 줄면서 향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쿠웨이트 석유부 장관 알리 알 오마이르는 “유가가 배럴당 77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댄 스토블러 하이타워벨뷰 이사 역시 “연내 유가가 70달러 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유가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며 “배럴당 80달러로 떨어지면, 전체 세계 석유 생산량의 약 3%는 수익 감소로 인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