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국제유가, 조선업체에 리스크 부각

2014-10-16 16:00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200만배럴급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위협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16일 MARINET 등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국제유가 급락으로 ‘에코십(ECO-SHIP)과 '해양' 부분의 부진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는 원료유 가격 하락으로 가격이 높은 고효율 선박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또 글로벌 석유회사들의 투자감소로 해양플랜트의 발주가 더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유가는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중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베럴당 81.6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 하락은 유럽과 중국의 경기둔화로 석유소비가 감소중인 반면 석유생산은 줄지 않아 공급과잉 우려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붐이 일면서 원유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유가가 갈수록 약세를 이어옴에 따라 조선업계가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해양플랜트의 발주감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양플랜트 수주액은 지난 2009년 52억4200만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2010년 88억6000만달러로 확대됐고, 2011년과 2012년엔 각각 175억9700만달러와 217억8500만달러를 기록하며 강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연초 이후 9월까지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의 해양플랜트 수주액은 총 34억5000만달러로 지난해(159억1000만달러)보다 78% 급감했다.

이는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석유 업체들이 투자 대비 채산성이 떨어져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의 발주감소는 당분간 유가와 연동돼 부진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셰일가스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고, 이를 위해 가스선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해양부문의 감소분을 상선쪽에서 일부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료가격 하락으로 에코십 발주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감 역시 확대되고 있다. 현재 선박의 주 연료로 쓰이는 벙커C유 가격은 올 초 600달러 선에서 최근 50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다. 즉 연료가격 하락으로 친환경 고효율 선박인 에코십 발주를 늦추거나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코십 기술의 경우 국내 조선소들이 건조중인 대다수 선박에 적용돼 있고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국제적인 규제안이 나온 만큼 에코십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즉 고효율 선박을 건조할만한 기술력을 갖춘 곳은 우리나라 조선소밖에 없어 우려가 현실이되긴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