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DTI완화 혜택 강남집중..결국 서민 부담만 증가"
2014-10-08 11:12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혜택이 강남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촉발된 아파트 가격 상승 부담은 전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8일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와 한국감정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7월 말 정부의 DTI 규제 완화 정책 발표 이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특히 서울 강남지역은 증가폭도 크고 증가 속도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DTI 완화 정책 시행 전 3개월(5~7월)간 전국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월평균 0.05% 상승했으나 DTI 완화 정책 시행으로 8월에는 직전 3개월 평균 증가율의 3배에 달하는 0.15%, 9월에는 7배가 넘는 0.37%까지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에도 8월 0.12%, 9월 0.40%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강북 지역은 8월 0.03%, 9월 0.22% 상승한 반면 강남 지역은 8월 0.19%, 9월 0.55%로 증가율이 더 높았다.
강남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14년 4월 -0.08%, 5월 -0.11%, 6월 -0.09%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DTI 완화 발표가 있었던 7월 상승세로(0.01%) 돌아섰다.
DTI 완화 정책이 시행된 8월에는 0.19%(전국 평균 0.15%의 1.26배), 9월에는 0.55%(전국 평균 0.37%의 1.48배) 상승했다.
한편 DTI 규제 완화 이후 8월 한 달 동안 가계대출이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기(4조3000억원) 대비 25% 수치로 한 달 새 증가한 금액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체 증가분(24조1000억원)의 22.4%를 차지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는 더욱 뚜렷해 8월 한 달 동안 4.7조가 증가해 전년 동기(2조원) 대비 135% 증가했다.
김 의원은 "DTI 규제 완화 효과가 강남권에 집중되는 반면 강남에서 촉발된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은 결국 전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결국 서민의 주거불안이 심화될 수 있고 급격한 가계대출 증가는 전체 가계부채 문제에 비춰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빚을 내서 집을 사라는 정부 정책은 부동산 경기 부양에는 잠시 도움이 될지 모르나 가계부채의 악화와 가처분소득 축소로 인한 내수경기 침체라는 더 큰 문제를 낳는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가계 소득을 증가시켜 국민전체의 소비여력과 부채 상환 능력, 주택구매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