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등교로 바꾸면 사교육비 1조5000억원 준다”
2014-09-30 12:55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주선 의원(새정치연합)이 의뢰해 국회예산정책처가 분석한 등교시간 변경에 따른 사교육비 감소규모 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17개 시·도 모두 9시로 등교시간을 변경할 경우 연간 사교육 비용은 총 1조4626억원가량 감소하고 이 중 학원수강에 지출되는 비용이 약 982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 금액은 하루 3시간 이상 사교육을 이용하던 학생들이 등하교 시간 변경으로 일 평균 1시간의 사교육 시간을 줄인다고 가정한 결과다.
하교 시간이 늦춰져도 사교육 시간이 그대로 유지돼 학원이 끝나는 시간만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추산의 타당성은 떨어질 수 있다.
이번 조사는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의 실태조사 결과를 기초로 국회예산정책처가 수행했다.
2013년 기준 전국 초·중·고 학생은 총 648만1000명으로 이 중 일 평균 3시간 이상 사교육을 이용하는 학생은 약 16%인 103만6960명에 달한다.
현재 각 시·도별 조례에 따라 오후 10시~밤 12시 이후 학원심야교습이 금지되는 만큼 하교시간이 늦어지면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절대적 시간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가정 하에 분석을 진행했다.
통계청의 지난해 사교육비조사 결과 초·중·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약 18조6000억원이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9000원(초등 23만2000원, 중등 26만7000원, 고등 22만3000원)이며, 시·도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32만8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대전 25만9000원, 경기 25만3000원 순이다.
여성가족부가 2011년 실시한 청소년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2011년 청소년의 1일 평균 사교육 참여시간은 2시간 2분으로 전체 학생의 약 16%가 1일 평균 3시간 이상의 사교육을 이용하는 학생으로 예상됐다.
학원 수강에 지출되는 비용이 전체 사교육 비용의 약 67.2%로 월평균 16만원에 달했다.
‘9시 등교’는 올해 8월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 내 각급 학교의 등교시간을 현행보다 20분~1시간 늦춘 오전 9시로 조정하는 방안을 도입했고 서울·전북 등 다른 지역에서도 오전 9시 등교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박주선 의원은 “천문학적인 사교육비용 때문에 가계는 쪼들리고 사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은 좋은 대학에 갈 수 없어 부모의 경제력이 대물림되는 등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없어져 버렸다”며 “9시 등교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과 더불어 부모님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는 점이 밝혀진 만큼 전국적으로 등교시간을 9시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는 지난해 11월 교육에 대한 지나친 투자가 45%에 달하는 노년층 빈곤율에 한몫했고, 교육비 부담은 출산율 저하로도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역시 사교육업은 전후 내수경기 유발 효과가 내수업종 평균치보다 20%나 낮아 사교육업이 줄고 다른 업종이 늘어나야 내수 경기 진작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