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의 엔터생각] 군인·학생·직장인…예능이 '진짜'만 찾는 이유

2014-09-29 16:35

[사진제공=MBC, JTBC, tvN]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요즘 예능 대세 프로그램은 '진짜'를 기반으로 한 리얼 버라이어티다. 단순히 게임이나 미션을 통한 웃음이 아니라 '진짜' 군인, 학생, 직장인이 되어 동화되는 모습이 시청자의 웃음을 자극한다.

7명의 연예인이 군부대를 찾아 군인들의 훈련과 일상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실제 입대가 아니라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서다. 외국인(샘 해밍턴)은 관등성명을 제대로 대지 못해 진땀을 흘려야 했고, 중년의 아저씨(서경석)는 마음처럼 따라주지 못하는 몸으로 연신 훈련에 임했다. 현역 복무 시절 신병교육대에서 '악마 조교'로 불린 이(천정명)도 재입대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은 누군가(류수영)를 새롭게 바라보게 했다. 때로는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시청자를 안타깝게 했지만 능숙해진 군 생활은 그들의 성장 과정을 대변했다.

'진짜 사나이'의 인기는 시청률로도 나타났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4일 최고 19.8%를 기록한 '진짜 사나이'는 꾸준히 15% 내외의 시청률을 보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요즘 가장 뜨거운 '진짜 예능'으로는 종합편성채널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가 있다. 학창시절이 그리운 연예인 어른과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17세 열혈 고등학생들이 같은 반이 돼 벌어지는 이야기는 학창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사연이 있는 연예인, 추억을 만들어가는 학생, 웃음이 필요한 시청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오윤환 PD는 "출연진뿐 아니라 스태프까지 교복을 입고 촬영한다"며 "촬영하는 학교의 교복을 매번 구입한다. 출연진 것을 제외하고도 60~70벌 정도 산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100% 리얼 버라이어티를 기획하기 위해 무인카메라를 70여 대 설치해 촬영을 진행한다. 선생님들은 정상적으로 수업 진도를 나가고 학생들 역시 학업에 큰 지장 없이 수업에 입하고 있다.

tvN '오늘부터 출근'은 '진짜' 직장인의 생활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오늘부터 출근'은 이동통신사의 신입사원으로 첫 발을 뗀 연예인 8명의 이야기를 그렸다. 낯선 환경과 새로운 사람들에 적응하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바로 실제 업무에 투입돼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대중교통 이용이 낯설었던 연예인들은 버스 환승, 만원 지하철에 놀랐지만, 그 장면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매일의 출근길을 떠올리며 공감했다.

'오늘부터 출근' 고민구 PD는 "입사 첫날 모든 것이 새롭고 긴장했던 연예인들이 남은 나흘 동안 빠르게 회사에 적응하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스타와 일반인의 만남,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의 힘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서 연예인들의 모습에 공감하고 의외의 행동은 웃음을 자아냈다. 연예인과 비연예인의 소통 역시 새로운 재미 요소다. 서로 호흡하고 함께하는 모습은 멀게만 느껴졌던 연예인도 우리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평범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소소한 재미와 정감에 시청자의 눈과 귀가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