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30개월째 흑자행진… "840억 달러 연간전망치 경로 가고 있다" (종합)

2014-09-29 10:31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한국의 경상수지가 30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수출과 수입 모두 지난해보다 줄며 '불황형 흑자'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72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 78억4000만 달러와 비교해 흑자 폭이 5억7000만 달러(7.3%)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때(72억 달러)보다는 소폭 증가했다.

한은 측은 흑자폭이 줄어든 것에 대해 "휴가철 등 계절적 요인으로 여행수지·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의 적자 규모가 확대됐고 건설수지가 감소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올해 1~8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43억1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473억6000만 달러)보다 15% 가깝게 커졌다.

정준 한국은행 국제수지팀 부장은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를 840억 달러 흑자로 봤는데 이러한 경로대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엔저 영향에 대해서는 "환율요인이 경상수지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국제유가 하락 등의 요인들도 있어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출과 수입 모두 전월, 전년 대비 줄어들며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8월 수출액이 490억1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때보다 1.7% 줄었고, 수입액은 415억6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2.1% 감소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각각 7.2%, 11.6%씩 줄었다.

통관기준으로도 수출이 지난달 462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반면, 수입은 428억6000만 달러로 3.1% 증가했다. 품목별(통관기준)로 가전제품(-23.0%), 승용차(-18.2%), 자동차부품(-6.6%)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이에 대해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올해 8월 영업일수는 23.5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하루 줄어 수출·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평균으로 계산한 수출입 금액은 작년 8월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서비스수지의 적자 규모는 7월 1000만 달러에서 8월 7억3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본원수지는 10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자수입이 크게 줄어들며 전월 14억9000만 달러 대비 4억4000만 달러 축소됐다. 이전소득수지는 4억9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 규모는 지난 8월 78억 달러로, 전월(59억2000만 달러)보다 늘었다. 직접투자에 의한 유출초 규모는 같은 기간 10억1000만 달러에서 7억5000만 달러로 줄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가 줄어들면서 지난달 5억 달러의 유입초를 기록, 전월 17억4000만 달러의 유출초를 기록한 것에서 전환됐다. 이외에 파생금융상품 유출초는 5억6000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