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유럽서 '역외탈세' 혐의...'벌금폭탄' 위기
2014-09-29 10:21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애플이 역외 탈세 혐의로 유럽연합(EU)으로 부터 기소돼 수조원에 달하는 '벌금 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의 조세회피 의혹을 조사해온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애플사가 지난 20년간 아일랜드 정부와의 불법적 세금 뒷거래를 통해 조세를 탈루해왔다며 기소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애플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의 탈세 의혹과 관련한 예비 조사를 진행해온 EC는 지난 6월에는 아일랜드에서 이뤄진 조세회피 혐의에 대한 본격적 공식조사에 들어갔고, 석달 만인 이번주 후반쯤 최종 조사 보고서를 통해 애플의 역외탈세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 증거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러한 불법 거래 덕택에 애플은 기준 법인세율에 한참 못 미치는 2%대의 법인세를 내는 혜택을 누려왔다. 이는 미국내 법인세율(39.1%)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아일랜드(12.5%)의 법인세율 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이유로 EC는 그간 아일랜드 당국이 애플에만 유리한 조세제도를 적용해 왔는지를 중점 조사해 왔으며, 애플에게 적용된 낮은 법인세율이 사실상 불법적인 정부 보조금에 해당한다고 판단,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EC의 벌금 부과 규모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 1991년부터의 법인세 납부액을 산정하고 있는 만큼 애플은 EU 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수식업 유로의 벌금을 물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애플 측은 아일랜드 당국과의 거래에서 어떠한 비밀 거래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일랜드 정부와) 어떠한 특별한 거래도 없었고, 불법이라고 오해할만한 아일랜드 정부의 지원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조사는 EC의 다국적 기업의 조세포탈 의혹에 대한 광범위한 단속 활동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현재 스타벅스와 네덜란드 정부, 피아트의 금융계열사인 파이낸스&트레이드와 룩셈부르크 정부 간 부당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애플의 조세회피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미 상원은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아일랜드를 조세회피처로 활용한 매출 이전(移轉) 기법으로 막대한 세금을 회피했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