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닐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도 TPP 들어와야”

2014-09-25 14:45

토마스 도닐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5일 오전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88회 KITA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무역협회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토마스 도닐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현 법무법인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 부회장)은 “중국도 결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상’(TPP)에 들어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25일 한국무역협회(회장 한덕수) 주최로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88회 KITA 최고경영자 조찬회’에 참석해 박태호 서울대학교 교수(전 통상교섭본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한 강연을 통해 “보다 광의적으로 논의해야할 것 같다”는 단서를 달고 이같이 밝혔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미국의 아시아 재조정이 중국과의 관계를 깊게 만들 것이다. 국가안보에 있어 아시아 국가들이 역할을 다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두 가지 역할을 아시아가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국 간에 진행 중인 광역 자유무역협정(FTA)을 말한다. 2005년 6월 출범 때만 해도 미국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008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주도하는 다자간 무역협상이 사실상 좌초하고, ‘ASEAN+3(동남아국가연합+한·중·일)’의 역내자유무역협정(RCEP)이 중국 주도로 빠르게 제도화되면서 미국은 뒤늦게 위기감을 느끼고 TPP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식 FTA를 TPP의 표준 모델로 삼아 앞으로 형성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통상 질서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이다.

이러한 TPP에 중국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TPP가 중국을 배제하는 ‘중국 배제 블록’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겉으로는 “TPP에 중국이 참여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상 TPP는 중국이 가입을 희망해도 안 되는 구도로 짜여 가고 있다. 로널리 전 보좌관의 발언은 사실상 미국 주도의 통상 전쟁에 중국이 항복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도닐런 전 보좌관은 “아시아 지역의 사회경제적 발전이 미국과의 관계 발전의 기반이고,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을 소외시키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시아의 사회경제적 기반에 맞춰서 미국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TPP를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TPP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세계 1위 경제권인 유럽연합(EU)과 2위인 미국이 정식으로 협상 개시를 위한 내부적 절치를 시작할 것임을 선언한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이 성사되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 탄생한다”며, “(이렇기 때문에 결국) 중국도 참여하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의 TPP 가입 협상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완료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무역협정을 체결하는데 있어, TPP가 모범적인 답안이 될 것이고, 미국 정치권도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협약은 미국-일본 시장접근성에 대한 협상이다. 모든 파트너 국가들이 그 규칙에 동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과의 협상 완료 후 11개국과 회담이 필요하겠지만 11월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그는 “현재 미국의 초점은 현재 참여한 tpp 국가들간의 협상완료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내년에 새로운 단계를 가려고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추가 회원국 가입은 현재의 협상이 끝난뒤 논의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한국은 주요 TPP 가입국가들과 이미 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TPP 가입의 필요성이 낮다는 의견에 대해 “TPP를 통해서 우리가 다룰수 있는 문제가 다른 협정보다 크다. 글로벌 룰이 적용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한미동맹에 있어서 중요한 2가지 이슈는 ‘동맹심화’와 ‘국방안보 및 경제협력’이다. 한국도 TPP에 참여해서 원하는 결과 얻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