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계잉여자금 1년3개월래 최고치…세월호 등 소비위축 영향
2014-09-25 12:00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소비위축으로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올해 2분기 잉여 자금이 30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4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자금 잉여는 전 분기 25조3000억 원에서 올 2분기 29조6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자금잉여는 예금·보험·주식투자 등으로 운용한 돈에서 빌린 돈(차입금)을 뺀 것으로 여유자금 규모를 뜻한다. 자금잉여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돈을 쓰지 않고 쌓아뒀다는 뜻이다.
가장 큰 이유는 민간소비지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의 충격은 2분기 내내 이어져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
계절적인 요인도 반영됐다. 문소상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통상 1분기에는 대학등록금 등 교육비지출과 설 명절 등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반면 2분기에는 이런 요인들이 적어 소비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예금취급기관 장기차입금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기관 예치금, 보험 및 연금 등이 전분기 보다 증가하고 주식 및 출자지분은 순처분 전환되면서 자금운용 규모 역시 46조9000억 원 늘었다. 1분기 보다 15조1000억 원 커졌다.
같은기간 비금융법인기업(민간기업+공기업)의 자금부족 규모는 전분기 6조4000억 원에서 7조1000억 원으로 늘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자금조달 규모는 23조1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4조8000억 원 줄었는데 이는 예금취급기관대출금 등 간접금융이 감소한 데 기인했다. 상거래신용 등 기타항목 역시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자금운용 규모도 주식 및 출자지분 등 유가증권 운용이 줄면서 41조4000억 원에서 16조 원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6월말 총 금융자산은 전분기말 대비 1.6% 증가한 1경 3124조 원을 기록했다. 금융자산 구성내역을 보면 보험 및 연금 비중이 전분기 말 대비 상승했지만 채권, 대출금, 주식 및 출자지분 비중은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국내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은 전분기 말 대비 77조3000억 원 증가한 5952.8000조 원을 기록했으며 금융부채는 분기말 대비 48조1000억원 증가한 4244조3000억 원을 나타냈다.
부문별 금융자산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52조5000억 원)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였으며, 그 다음으로는 일반정부(13조4000억 원), 비금융법인기업(11조4000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부문별 금융부채는 일반정부(24조5000억 원), 가계 및 비영리단체(16조7000억 원), 비금융법인기업(7조 원)이 모두 증가했다.
이에 따라 6월말 현재 국내 비금융부문의 순금융자산(금융자산-부채)은 1708조5000억 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29조2000억원 늘어났다. 부문별 순금융자산을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35조8000억 원 증가했다. 반면 일반정부는11조1000억 원이 감소했으며, 비금융법인기업의 순금융부채는 4조5000억 원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