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지멘스, 가전사업 철수... 에너지 분야 올인
2014-09-23 15:42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독일 지멘스(SIEMENS)는 22일(현지시간) 가전사업 철수와 함께 셰일가스 생산에 사용되는 콤프레서(압축기) 세계 최대업체의 인수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가전사업 매각을 발표한 GE를 추격하기 위해 지멘스는 에너지 관련 분야에 대한 경영자원의 집중화를 진행시켜나갈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조 카이저 지멘스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부문은 전략분야이기 때문에 미국이 우리가 공략해야 할 시장이다”라고 언급해왔다.
동시에 에너지 장비 최대업체 미국 드레서랜드(Dresser-Rand)와 76억 달러(약 8조3000억원)으로 모든 주식을 취득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작업은 내년 여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지멘스의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사업은 100년의 역사를 이어왔으며 유럽에서 고급 가전으로서 인기가 있다. 지멘스 가전은 판매도 순조롭고 흑자를 기록해왔으나 이번에 철수를 결정한 것은 경쟁업체 GE를 추격하기 위해서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은 셰일혁명으로 천연가스 생산에 사용될 콤프레서와 펌프의 수주가 확대되고 있으며 가스 연료로 발전하기 위한 터빈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지멘스가 인수한 드레서랜드의 2013년 매출액은 약 30억 달러로 콤프레서와 터빈 부문에서 GE와 경쟁하고 있다. 드레서랜드는 기기의 보수-점검 등 이익률이 높은 서비스 수입이 50%를 차지하는 초우량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지멘스는 이번 드레서랜드 인수로 GE와 이 분야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콤프레서 부문 세계시장 점유율은 각각 30%로 균형을 잡게 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한편 지멘스는 지난 8월에 영국 항공엔진 최대업체 롤스로이스(Rolls-royce)의 항공기용 터빈과 콤프레서 사업의 인수에 대한 당국 승인을 이미 취득한 상태다.
M&A를 활용한 전략적 준비를 마친 지멘스는 올해부터 석유, 천연가스 생산에 사용될 기기와 발전, 송전설비 등을 담당하는 ‘에너지본부’를 미국으로 이전하고 이 부문 책임자로 로열더치 쉘(Royal Dutch shell) 간부를 스카우트해왔다.
이번 지멘스의 M&A를 통해 관련 업계의 지각변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