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파허 부총재 "한국기업 M&A 관심많다"

2014-09-23 13:51
IBM 25년근무 경험 ISS의 CTO, GGGF 포럼 참석 기조연설 예정

아이소프트스톤 팡파허 부총재.[사진=조용성 기자]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급성장하는 중국의 국력을 배경으로 국제적인 포럼으로 발돋움한 보아오(博鳌)포럼. 그동안 중국에서만 개최됐지만 지난 4일 처음으로 타국인 미국 시애틀에서 포럼이 열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후원한 이번 보아오포럼에는 빌게이츠를 비롯한 굴지의 기업인들과 외교관,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의 한덕수 전 총리(현 무역협회 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포럼에서 미국기업을 연속해서 성공적으로 M&A한 경험을 발표한 중국기업이 있다. 중국 최대 SI(시스템통합)업체인 롼퉁둥리(軟通動力, 영문명 아이소프트스톤, ISS)다.

연사로 나선 인물은 IBM에서 25년동안 근무한 후 중국의 IT기업에서 활약해온 팡파허(方發和, Walter Fang) 아이소프트스톤 CTO(최고기술책임자) 겸 부총재. 그는 "맥킨지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인수합병의 경우 80%가 실패로 귀결된다"며 "ISS의 경우, 인수합병전에 상대회사를 어떻게 성공시킬지에 대한 로드맵을 세웠었던 것이 주효했다"고 발언했다. 그의 강연이 끝나자 게리로크 전 주중미국대사를 비롯한 미국의 기업인 청중들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아주경제 주최로 2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막할 '2014 GGGF(Global Green Grouth Forum)'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인 팡파허 부총재를 22일 베이징 하이뎬(海澱)구에 위치한 ISS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해외에서 M&A를 하는 목적은 해외진출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함이다"라며 "해외법인 설립이 순조롭더라도 좋은 직원을 고용해 성장시키고, 고객망을 구축하며, 지역내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전확보 및 법무리스크, 재무리스크, 포지셔닝, 타깃설정 등에 이르기까지 장기목표를 정확히 설정한 후 인수해야 성공률이 높아진다"며 "ISS는 해외 M&A를 여러차례 성공시킨 경험이 있으며 지속적으로 기업을 인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 M&A 관심많다

팡 부회장은 ISS의 대표적인 M&A 성공사례로 2008년 인수한 IT컨설팅업체 아코나(Akona)를 들었다. 미국 시애틀을 기반으로 하고 있던 아코나는 고객기업에게 종합 IT솔루션을 제공하던 업체였다. 당시 직원 30명 남짓의 중소기업이었지만 현재 아코나는 25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000억달러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아코나 인수에 이어 ISS는 미국의 우량 IT업체 인수에 연속해서 성공하게 된다. ISS는 2010년 업무플로우 전문 IT업체인 어센드(Ascend)를 매입했다. 보스턴과 뉴욕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금융업체가 주요 고객이었다. 자본시장과 자산관리, 리스크매니지먼트 등의 영역에서 잔뼈가 굵은 업체였다. 2011년 미국의 IT컨설팅업체인 어드벤티어(Adventier)를 합병했다. ERP컨설팅과 솔루션부문에서 입지가 튼튼한 업체였다. 팡 부회장은 "ISS는 미국에서 5개의 업체를 M&A했으며 이들 업체는 모두 성공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팡 부총재는 한국시장과 한국기업에 대한 큰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한국은 시장이 작긴 하지만 IT기업의 경쟁력이 뛰어나 무척 부럽다"라며 "삼성, 현대차, SK, LG 등 우수한 대기업을 비롯해 기술력이 뛰어난 중소기업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기술 뿐만 아니라 문화산업의 수준도 상당히 높은데다, 글로벌 인재가 많다"고 평했다. 또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배출했을 만큼 저력이 있는 국가로, 중국이 배울점이 많다"고도 말했다. 많은 한국기업과 합작을 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베이징에 위치해 있는 아이소프트스톤 본사 전경.[사진=조용성 기자]



◆신도시화분야 협력기회 많아

팡부총재는 특히 중국 신도시화 분야에서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리커창(李克强) 국무원이 들어선 이후 '신도시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도시화의 주요 내용은 인구 100만 이상의 에너지절약형 친환경 도시를 중국 전역에 200개 이상 건설하는 것이다. 신도시화는 에너지절감, 수처리, 공기정화, 교통, 의료 시스템, 도시관리 등에서 첨단기술을 요구하지만 중국은 아직 관련기술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도시들은 인구밀도가 낮아 중국형 도시에는 적용하기 힘든 기술이 많다. 일본의 기술은 중국으로서는 정서적인 거부감이 있다. 때문에 한국의 스마트시티 기술이 특히 환영받고 있는 실정이다. 팡 부총재는 “한국기업은 우리와 기업문화가 비슷하고,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데다, 중국인들에게 이미지가 좋다”면서 “중국에는 스마트시티라는 거대한 시장이 있으며 ISS는 우수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팡 부총재는 "중국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스마트시티 관련 한국업체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ISS는 한국기업들에 중국진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힘을 줬다.

◆종업원 2만명, 규모 5억불 SI업체

2001년 설립된 이후 2010년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ISS는 전세계에 37곳의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28곳은 중국에 있으며 9곳이 해외에 있다. 물류센터 28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내 700여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고객사 중 90곳은 글로벌 포춘이 선정한 500대기업이다. 2만명의 종업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1만7500명이 컨설턴트 혹은 엔지니어다. 올해 매출액은 5억달러로 예상되고 있으며 순이익률은 11% 수준이다. 팡 부회장은 "ISS의 평균 매출신장률은 34% 정도로 급속한 성장을 구가하고 있으며 건강한 재무상태를 지니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ISS는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와의 관계가 좋으며, 이제까지 다수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팡 부회장은 "ISS는 발전개혁위원회, 주택건설부, 공업정보화부, 과학기술부 등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중앙정부 부처들과 원활한 소통을 하고 있으며 각지의 지방정부와도 튼튼한 '꽌시(關係)'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ISS는 약 30개의 도시에서 스마트시티 건설 작업을 벌였다"며 그간의 실적을 소개했다.

랴오닝(遼寧)성 랴오위안(遼遠)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도시운영센터를 설립했으며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에서는 중소기업 클라우딩 서비스센터와 정부기업소통플랫폼을 만들었다. 마카오에서는 양로산업과 건강산업 관련 빅데이터작업을 했으며 후베이(湖北)성 선룽장(沈龍江)에서는 스마트관광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후베이 샹양(襄陽)에서는 자동차부품클러스터 스마트 물류시스템을 구축했으며,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서는 스마트 가구도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밖에도 장쑤(江蘇)성 난퉁(南通), 장쑤성 옌청(鹽城) 등지에서 스마트시티 작업을 수주한 상태다.
 

아이소프트스톤 팡파허 부회장[사진=조용성 기자]



◆"기술융합 경험 창의력 적극 환영"

그는 "현재 중국에서는 빅데이터, 클라우딩컴퓨터, 물류체인, 모바일인터넷, 도시에너지관리, 오폐수처리, 대기질개선, 도시녹화, 도시생태시스템, 탄소배출권거래, 에너지관리, 통합관리센터, 통계, 기업에너지관리 등의 분야가 특히 유망하다"면서 "이들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경험과 창의력이 있는 기업이라면 더욱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ISS는 인수합병의 경험도 많지만 IBM, 화웨이,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은 기업들과의 합작경험도 풍부하다"면서 "협력파트너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것은 ISS의 경영철학"이라고 소개했다.

팡 부총재는 "중국의 신도시화는 2012년 12월에 개최됐던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추진의 뜻이 명확히 공표된 정책"이라며 "중공중앙은 공평, 고효율, 지속가능성을 도시화 3대원칙으로 삼았다"고 소개했다. 이미 많은 지방정부가 신도시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곳곳에서 스마트시티 건설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끝으로 팡 부총재는 "중국의 신도시화 시장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기회의 분야"라며 "놓칠 수 없는 이 시장을 한국기업과 함께 도전해나가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주요이력 ▲IBM 기술컨설턴트 ▲둥롼(东软)그룹 ▲둥롼(东软)그룹 미국법인 총재 ▲커롄(科联)소프트웨어 CEO ▲아이소프트스톤 CTO 겸 부총재